"몰타 시민권 얻으면 아시안게임 못 나가" 정유라의 승마 집착

2017-07-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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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몰타 시민권을 얻게 되면 변하는 상황에 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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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말을 사랑하고, 말과 호흡을 잘 맞춰서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고요. 나중에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씨의 딸 정유라(21)씨는 초등학생이던 2006년 한 방송에 출연해 승마선수로서의 꿈을 이렇게 밝혔다.

정씨는 올해 1월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에서도 이런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걸까.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월 옥중에서 유럽 현지 생활 조력자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씨에게 보내는 편지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몰타 시민권을 얻게 되면 변하는 상황에 관해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편지에 "예상하는 리스크는 한국에 못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더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가하고, 전에 딴 아시안게임 메달도 박탈된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승마선수로서의 꿈이 좌절될 수 있음에도 한국 강제 송환과 검찰 수사를 피하고자 몰타 시민권 취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어릴 적부터 말을 탔던 정씨는 각종 승마대회에서 메달을 따내 '승마 유망주'로 불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말이 좋았던 것'이라며 그의 실력에 회의적인 평가를 하기도 한다.

정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때 딴 금메달을 면접장에 들고 가 보여줬고, 2015년도 이화여대 체육특기생으로 선발됐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런 입학 과정에는 부정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 모녀의 꿈은 정씨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씨는 작년 한 외국 승마전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도쿄올림픽은 내 꿈이다. 모든 승마선수의 꿈 아니겠냐"라며 올림픽 출전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이 정씨의 도쿄올림픽 출전을 명분으로 승마 유망주에 대한 지원을 가장해 거액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며 공소사실에 포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대한승마협회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체육 관련 입학 비리 등이 발생할 경우 영구 제명하는 조항을 적용해 정씨를 영구 제명해 그의 꿈은 끝이 났다. 그는 국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으며 국제 대회에도 '한국 선수'로는 나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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