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인텔 꺾고 세계 1위 '새역사'…비결 '반도체 초호황'

2017-07-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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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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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산업1부 =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 세계 IT업계 양대 산맥인 애플과 인텔을 모두 앞지르며 글로벌 IT업계 왕좌 자리에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고치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23.3%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18.69%, 영업이익은 41.4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7.79%와 71.99% 급증한 것이다.

이는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6일 집계한 증권업계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 매출 58조1742억원, 영업이익 13조154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뉴스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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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Q 실적, 애플·인텔 모두 눌렀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애플과 인텔까지 모두 꺾으며 세계 최고 IT기업 반열에도 올라섰다.

월가 전문가들은 2분기 애플의 영업이익을 105억달러(약 12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보다 1조원 이상 적은 셈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애플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부문 역시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을 17조500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잠정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만큼 반도체 부문 매출도 18조원을 무난히 돌파했을 전망이다. 반면 인텔의 매출 전망은 144억달러(약 16조4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인텔을 뛰어넘은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미국 IT 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전체 영업이익도 뛰어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4개 회사 전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1억5000만달러(약 12조7800억원) 수준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반도체 '날다'…영업익 8조 전망

최대 실적은 역시 ‘맏형’ 반도체 덕분이다. 2분기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강세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원과 8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 매출이 17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7조2000억원~7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부문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40%를 훌쩍 넘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놓은 잠정 실적이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만큼 반도체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망보다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반도체 부문 매출은 18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8조원을 돌파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반도체 부문이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 낸드 플래시 평균판매단가 역시 상반기 약 15% 상승했다.

노무라증권은 "모바일 시대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부족으로 지난해부터 가격이 올랐다"면서 "메모리칩 시장이 CPU칩 시장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18나노(nm) D램과 3D낸드플래시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확고히했다. 삼성전자의 D램시장 점유율은 48%,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35% 이상이다. 기술 경쟁력에 슈퍼호황이라는 반도체 사이클이 도래하며 삼성전자에 날개를 단 셈이다.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메모리 탑재 용량을 6G로 확대했고 중국 업체들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시스코 (Cisco)에 따르면 2020년 데이터센터 용량은 2015년 대비 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클라우드 시스템이 전체 수요의 88%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PC와 모바일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 IM부문, '갤럭시S8' 효과 톡톡… 영업익 3조원대 회복

IM부문도 스마트폰 '갤럭시S8' 효과에 영업이익이 3조원대를 회복한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2분기(4조32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21일 출시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원을 무난히 돌파했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동부증권은 3조8000억원, 한국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은 3조7000억원, KB증권 3조5350억원, 미래에셋대우와 KTB투자증권은 3조2000억원의 예상치를 내놨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IM부문은 갤럭시S8의 본격적인 판매로 ASP(평균판매단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3.8조원의 영업이익으로 1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DP부문, 영업이익 1.5조↑…LCD·OLED 모두 호조

디스플레이(DP)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과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모두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P부문은 2분기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출하 증가와 LCD 업황 호조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6월말 기준 TV용 LCD 패널의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크기별로 10~30%대 상승률을 보였다. 49인치 UHD(초고화질) 패널(50/60㎐) 가격은 이 기간 128달러에서 177달러로 39% 올랐고 65인치 UHD 패널(50/60㎐)의 가격도 338달러에서 413달러로 22% 상승했다.

OLED 패널은 지난 4월 갤럭시 S8 시리즈 출시와 함께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OLED 패널 탑재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DP부문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의 부진을 완전히 털어냈다.

◇ CE부문, 계절가전 ‘호조’+하만 효과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책임지는 소비자가전(CE)부문은 에어컨 판매 호조와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 비중 상승에 힘입어 2분기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하만 실적을 포함할 경우 CE부문 영업이익은 80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1분기 CE부문은 매출 10조34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른 무더위와 장마철로 인기제품 무풍에어컨을 필두로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이미 지난 5월 기준 누적 에어컨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7.4% 증가했고, 금액도 93.7% 성장했다. 소비자들이 작년과 같은 폭염에 대비해 일찌감치 에어컨 마련에 나선 것.

무풍에어컨은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아 불쾌감이 없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무풍에어컨을 처음 출시한 이후 올해 벽걸이형 라인업, 인공지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글로벌 판매량 100만대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미 에어컨 공장은 3월부터 풀가동되고 있다.

TV부문은 패널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로 영업이익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21일 초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를 처음 선보인 이후 최근 80인치대 초대형 UHD TV를 잇따라 출시하며 프리미엄 TV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다음달에는 올해 초 'CES 2017'에서 공개한 QLED TV 88인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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