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냐" 이국종 교수가 지적한 대한민국 현실

2017-08-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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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TV,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네이버TV,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강연 프로그램에 나와 대한민국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7일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현장에 출동해 자신이 겪은 일을 최초 공개했다.(영상 16분 35초) 

그는 "배가 가라앉는 걸 아무것도 못하고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세월호 침몰 당일 인근 선착장에 대기 중인 헬기 여러 대가 담겼다.

이 교수는 "헬기들이 왜 다 앉아있을까요? 말 안 듣는 저만 비행하고 있잖아요"라며 "배가 가라앉고 있는데 기름 넣을 곳이 없어서 산림청에 가서 급유를 받았습니다. 왜 기름 넣을 곳이 없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왜 그런 것 같아요? 이게 우리가 만든 사회의 팩트, 우리가 자랑하는 그 시스템, 리얼한 우리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헬기들은 선내 진입 없이 배 밖으로 나오는 승객만 서거차도로 나르는 소극적 구조 활동만 했다. 지난 4월 미디어오늘은 당시 헬기들의 활동을 지휘했던 해경초계기와 헬기간 교신록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해 공개했다.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던 침몰 당일 오전 10시 30분까지 현장에는 해경의 경비함정과 함께 최소 6대의 헬기가 도착해있었다. 

세월호가 물에 잠기며 급속히 기울어지던 시각 교신록에는 "본청 1번님(당시 해양경찰청장)이 현장에 오실 예정이니 너무 임무에 집착하지 말고 안전에 유의하라", "너무 무리해서 임무하려고 하지 말고 어느 정도 인원을 실었으면 빨리 서거차도 쪽으로 이동하고 빠지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교수는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 수색지원 임무를 수행하다 복귀하던 강원소방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던 사고도 언급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 당일에는) 그냥 앉아만 있게 하다가 왜 나중에 비행시켜서 파일럿들 순직하게 만들어요. 이날은 자빠져 앉아있게 하다가 왜 나중에 비행시키냐고요 왜"라고 말했다.

당시 사고 헬기에는 정설철 소방경, 박인돈 소방위, 안병국 소방장, 신영룡 소방교, 이은교 소방사가 탑승해 있었다.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4일 동안 수색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헬기 추락으로 발생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이 교수는 국내 중증외상 분야의 열악함 등을 알리며 시민의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게 나라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영상 14분 28초)

그는 "외국은 구조 헬기가 주택가에 막 내려앉아요. 한국은 구조 헬기가 등산객들 사이로 날아가서 김밥에 모래 들어갔다고 민원을 넣죠. 여러분 웃을 게 아니라 우리의 자화상이에요. 저희 병원에도 헬기장 소음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요. 한국에서 이걸 더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한국 선박을 구출하는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던 외과의사로 유명하다. 

2012년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 등장하는 최인혁(이성민), 지난 1월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김사부(한석규) 등이 이국종 교수를 모델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알려졌다.

아주대학교병원 홈페이지 / 이국종 교수
아주대학교병원 홈페이지 / 이국종 교수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