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화재 속에서 '일가족 5명' 구한 50대 부부

2017-08-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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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1시간 30분이 지난 이날 오전 3시가 돼서야 겨우 꺼졌다.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단양=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화마가 치솟는 아찔한 상황에서 초기 진화에 적극 나서 위험에 처한 이웃집 80대 노부부 등 일가족 5명을 구한 50대 부부의 살신성인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충북 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시 30분께 단양군 적성면 하원곡리에 살던 김기용(56)씨 부부는 애완견이 시끄럽게 짖어대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밖으로 나온 김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뿌연 연기가 주변을 뒤덮었고 기세등등하게 치솟은 불기둥이 금방이라도 이웃집 창고를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한 김씨는 아내 함인옥(47)씨를 깨워 119에 신고하도록 한 뒤 자신은 서둘러 집에 보관해뒀던 소화기를 꺼내 들고 부리나케 이웃집 창고로 달려갔다.

김씨가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지만 맹렬하게 타들어 가는 불길을 홀로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센 불길은 이미 이웃집 주택 건물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가만히 놔두면 창고에서 주택으로 불이 번질 것으로 판단한 김씨는 방에서 잠자던 이웃 안모(83)씨를 깨워 대피시켰다.

김씨 부부는 또 주택 내부에 있던 안씨의 일가족 4명도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불은 1시간 30분이 지난 이날 오전 3시가 돼서야 겨우 꺼졌다. 건조기와 고추 마늘을 보관중이던 창고를 모두 태워 1천500만원(소방서추산)의 재산피해가 났지만 김씨 부부의 기민한 대처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김씨 부부가 아니었다면 일가족 5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 끔찍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소방서 관계자는 전했다.

김씨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불이 났을 때에 대비한 훈련을 많이 해 당황하지 않고 적극 대처할 수 있었다"며 "재산 피해가 났지만 그나마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단양소방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헌신적으로 초기 진화 및 인명 구조에 도움을 준 김씨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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