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썼길래 이래..." 화학물질 걱정에 생리컵으로 눈 돌리는 사람들

2017-08-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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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리컵 구매를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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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로 인한 화학물질 노출과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생리컵(월경컵·menstrual cup)이 생리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리컵 구매를 추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이나 천연 고무로 만들어진 종 모양 생리용품이다. 질 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낸다. 국내에선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은 생리컵을 해외에서 '직구'해서 쓴다.

생리컵 이용자는 "1년 동안 생리컵 썼는데 너무 편하다. 생리대에서 나던 화학약품으로 인한 냄새도 없다. 생리통이 심하던 사람인데 생리컵을 쓰고 생리통도 줄었다"고 말했다.

생리대 논란 이후 생리컵 구매를 결정했다는 글쓴이는 "(생리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넣는거 무서워서 포기했던 생리컵이 생각났다"고 했다.

생리컵 경험자들은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를 받은 제품을 구매하라고 추천했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유튜브, CBS newsshow

안 처장은 "지난 3월 (판매량이 많은) 생리대 10개 제품에 대해서 (유해물질 검사를) 했더니 10개 제품 모두에서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논란이 있거나 아니면 생식독성 논란, 피부자극 독성물질로 분류된 22종이 검출됐다"고 했다.

안 처장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이 중에서 피부자극하고 유해성이 확인된 게 8종이고, 생리주기나 여성생식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스타이렌이나 톨루엔 등이 2종이다. 모두 그게 다 나온 건 아니지만 유해한 물질이 나온 건 10개 제품 모두가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처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건 '릴리안'이었지만, 일회용 생리대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행허가 기준으로는 이런 물질에 대한 기준치가 없다. 그래서 걸러 내거나 규제할 방법이 아무 데도 없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성환경연대는 일회용 생리대 '릴리안' 피해 사례를 제보받았다. '생리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생리불순이 생겼다', '난소에 종양이 생겼다'는 제보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발암물질 생리대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 교수는 "생리대를 쓰신 분들이 사실 지금까지 반복해서 이러한 건강영향을 호소했다. 반복해서 했다고 한다면 우리가 잘 모르더라도 그 안에 있는 어떤 나쁜 성분, 나쁜 조건이 이런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게 기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여성이 수십 년 동안 생리대를 쓰는 게 1만 개 이상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오랜 기간 동안에 반복해서 계속 노출이 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간 축적돼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영향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