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보다 비싼 부산역 매장 '23평 임대료가 37억'

2017-10-1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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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장의 임대료는 1㎡당 월 518만원꼴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뉴욕 5번가(1㎡당 월 309만원)보다 높았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 뉴스1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 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코레일유통이 부산역 2층 23평 어묵매장 한곳에서 지난해에만 임대수수료 37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관트리피케이션'(공공기관+재개발 등으로 원주민이 쫓겨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 매장의 임대료는 1㎡당 월 518만원꼴로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뉴욕 5번가(1㎡당 월 309만원)보다 높았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코레일유통 부산역 2층 매장에 입점했던 '삼진어묵'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진어묵은 2016년 코레일유통에 임대료 37억8628만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삼진어묵은 151억4532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억2847만원이었다. 삼진어묵이 매출액의 6.7%의 영업이익을 본 데 반해 코레일유통은 매출의 25%를 임대료로 챙긴 것이다.

이와 같은 고율의 임대료는 세계를 찾아봐도 유례가 없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16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명동은 세계 8위를 기록했는데 1㎡당 월 93만7000원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기록한 곳은 뉴욕 5번가로 1㎡당 월 309만원이었다.

부산역 매장이 세계 8위인 서울 명동보다 5.5배, 세계 1위인 뉴욕 5번가보다 1.6배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기록한 것이다.

코레일유통이 고정 임대료가 아닌, 매출액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김 의원의 분석이다.

삼진어묵은 2014년 9월 계약 당시 월 매출 2억원을 올렸고 25% 수준인 월 500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불하기로 계약했다.

삼진어묵이 있던 매장에는 현재 다른 어묵업체가 입점해 있다. 김 의원은 재계약 과정에서 코레일유통이 삼진어묵에 과도한 월 목표매출액과 수수료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높게 형성된 수수료로 기존 업체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난다"며 "정부가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공공영역이 주도하는 관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영역이 과도한 임대료를 추구하면 이 임대료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고, 결국 소비자 부담을 높인다"며 "공공서비스 제공과 공익성 추구라는 공기업의 본분을 잊고 민간영역을 쥐어짜는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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