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한다는건, 엄청 외로운 거구나” 김소영이 카페 오픈하며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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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느낌을 받을 거다”

김소영 인스타그램
김소영 인스타그램

9일 아나운서 김소영 씨가 남편 오상진 씨와 카페를 오픈하며 느낀 심경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그는 "사업을 한다는 건, 크든 작든 참 힘든 거구나. 엄청 외로운 거구나"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카페 오픈 첫날, 아나운서가 됐을 때와 같은 풋풋한 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카페를 개업하면서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나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었다"라면서 남편과 가족, 손님, 관련 업체 등 개업에 도움을 준 이들을 언급했다. 그는 "험한 세상에서 자신에게 우호적으로 대해주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김소영 씨는 외롭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하도 괴롭혀서 회사를 나왔더니, 이제는 괴롭히는 사람도 없고, 괴롭힐 수 있는 사람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는 "나 혼자 일을 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내 책임이기에 혼자가 된 기분이다. 자신과 관련한 무슨 일이든 자기 탓처럼, 반면 무엇을 잘했다 한들, 앞날이 머나멀게 느껴질 뿐"이라며 사업을 하면서 느낀 중압감을 전했다.

김소영 씨는 칭찬만 받고 자라온 자신이, 사업을 하며 각종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고 허탈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점을 내자 결심하고 고작 몇 달이 지났을 뿐인데,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나'라는 생각도 어이없게 몇 번이나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처럼 퇴사하고 사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아주 힘들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느낌을 받을 거다"라며 자신도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소영 씨는 바쁜 일정으로 소홀해진 남편 오상진 씨와 관계에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며 글을 맺었다.

김성령 인스타그램
김성령 인스타그램

아래는 김소영 씨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 전문이다.


사업을 한다는 건, 크든 작든 참 힘든 거구나. 엄청 외로운 거구나.오픈 첫날 말하기엔 우습지만, 갓 아나운서가 되었을 때 풋풋했던 마음처럼, 처음에만 떠오르고 곧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관성이 자리잡기 전에 스쳐가는 소중한 생각들.

나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었다. 남편, 가족들, 직원, 친구들과 동료들, 관련 업체들, 또 해드린 것도 없는데 좋아해주시는, 고마운 손님들. 이 험한 세상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우호적으로 대해준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적이고, 감사해야 할 일. 그런데도 외롭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하도 괴롭혀서 회사를 나왔더니, 이제는 괴롭히는 사람도 없고, 괴롭힐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나 혼자 일을 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내 책임이기에 혼자가 된 기분이다. 나와 관련된 누구의 일이든, 무엇이 잘못 되었든, 설령 천재지변이라 해도 다 내 탓 처럼 느껴진다. 반면 무엇을 잘했다 한들, 앞날이 머나멀게 느껴질 뿐.

돌아보면 어린 시절 나는 숨만 쉬어도 칭찬을 받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그 교육 방침이 좋은지, 나쁜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슨 일을 하든 나를 믿어주고 기쁨으로 여겨주는 부모님과 살면서, 나도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어른이 된 뒤에는 스스로가 정한 기대치에 맞춰가며, 혼자서도 잘 굴러가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요즘은 각종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고 나면 좀 허탈해지기도 한다. 서점을 내자 결심하고 고작 몇 달이 지났을 뿐인데,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나, 라는 생각도 어이없게 몇 번이나 들었다.

너무 막막했던 일도 처음이 어려울 뿐, 몇 번 해보면 쉬워진다. 하지만 금방 또 다른 일이 생긴다. 때로는 동시에 여러 일이 찾아오고, 잘 되던 일이 울화통 터지게 안 되기도 하고, 생각도 못했던 일을 놓치고 괴로워 하기도 한다. 너무 작은 일인데 순간 세상 전부로 느껴져 감정이 앞서기도 하고, 난 열심히 하는데 세상일이 왜 맘 같지 않은지 서럽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터무니없이 의기양양해져,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하다 잠이 든다.

내가 무슨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도 아니고, 어느하나 대단한 규모도, 이 일을 오래 해온 사람도 아니고, 무슨 말을 할 처지가 아니지만 창업을 하고 싶은 또래가 있다면 말릴 지도 모른다. 실은 벌써 두어 명의 지인이 물어왔고, 서가에도 유독 퇴사 관련 책이 잘 팔린다. 퇴사하고 내 일을 하고 싶다고? 아주 힘들 거라고. 힘들다는 말을 할 시간도 없고 할 이유도 없는 날의 연속일 거고. 그래도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거고, 가끔은 진짜 기분 좋은 날도 있고, 그러다 망하더라도 남는 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꼭 해야겠다면 하는 건데, 나도 아직 잘 몰라.

과로 앞에 장사 없다. 오픈 준비로 너무 부랴부랴 달려왔는지 어젯밤에 긴장이 풀렸다. 어깨부터 등까지 돌처럼 굳고, 몇 주 동안 계속 체하고, 분명 즐거운데 미세한 두통이 있고, 남편과 대화다운 대화를 한 지도 오래됐다. 방송하랴, 서가 정리하랴 바쁜 고마운 남편인데, 눈 뜨고 잠들기 전까지 일만 했더니 서로 예민해진 순간도 있었고. 서로 왜 나 힘든 걸 몰라주지 싶은 순간도 있었다. 어쩔 수 없다. 힘들 때 일 수록 더 솔직해지고, 부둥켜 안고 놀 시간은 없지만 예뻤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부부 관계를 만들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 차키를 가지고 방송 녹화하러 갔지만 용서해준다. 나 집에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