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은폐, 절대 아닙니다” 세월호 은화·다윤이 엄마가 대통령에게 건넨 편지

2017-12-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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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최근 유해를 수습한 세월호 희생자 고 조은화 양·고 허다윤 양 어머니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편지를 건넸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세월호에서 유골 1점이 수습됐지만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이를 알리지 않은 사건에 대해 담담하게 입장을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고 조은화 양·고 허다윤 양 어머니는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은 자필로 쓴 편지 석 장을 문 대통령에게 건넸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들은 편지에서 "이별식으로 은화, 다윤이를 보낸 엄마들이 이별식 후에 (유골이) 나오면 언론에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라며 "왜냐하면 찾은 가족에게는 다행이지만 아직 못 찾은 가족에겐 고통과 찾은 게 부러움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직접 겪고 함께 생활을 한 현장 책임자가 법과 규제만 이야기했다면 가족들은 더 힘들었겠죠"라며 "아직 못 찾은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 찾은 가족 부탁을 들어준 것이 유골 은폐, 적폐로 낙인 찍힌다면 은화, 다윤이 엄마는 평생 현장 책임자 가족에게 마음의 짐을 지고 살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고 조은화 양·고 허다윤 양 어머니는 "현장 책임자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사람을 중요시 여기시는 대통령님 배려로 현장에서 수고한 부분이 반영되길 바랍니다"라며 "은화, 다윤 가족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또다른 가족이라 생각 되거든요.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준 고마운 분이 유골 은폐, 적폐는 절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 책임자인 이철조 단장님, 김현태 부단장님이 잘 마무리 되어서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세월호 가족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이 편지를 읽은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을 통해 고 조은화 양·고 허다윤 양 어머니에게 답신을 전달했다.

지난달 17일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빼낸 물건 더미를 세척하던 중 사람 것으로 추정되는 뼈 1점이 발견됐다. 당시 국방부에서 파견된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현장에서 사람 뼈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유골 수습 보고를 받은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김현태 전 부본부장은 이 사실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알리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사실을 보고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질책했다. 해양수산부는 책임을 물어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이철조 전 본부장과 김현태 전 부본부장을 각각 보직해임했다.

4일 청와대가 공개한 고 조은화 양·고 허다윤 양 어머니 자필 편지 사진이다.

이하 청와대 제공
이하 청와대 제공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