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문재인을 성역화하는 데 110억을 쓰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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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문재인 생가 복원 비판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 생가 복원을 포함한 경남 거제시의 '근현대 역사문화 소통공간' 조성 사업을 두고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 성역화에 나랏돈을 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변광용 민주당 거제시장이 문재인 정권 시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중단됐던 문 전 대통령 생가 복원과 주변 환경 조성에 110여억원의 혈세를 쓰겠다고 나섰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 /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조 대변인은 “2017년 당시에도 현직 대통령 생가 복원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혈세 낭비 우려로 보류됐던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근현대사 역사문화 공간'이라는 간판만 내걸고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의 생가 복원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행정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110억원 가까운 시민 혈세를 투입해 '문재인 성역화'에 나서겠다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민주당은 살아있는 전직 대통령을 위한 사업을 밀어붙이기에 앞서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역사는 특정 인물을 위한 성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데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거제의 미래와 시민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민주당은 답해야 한다"고 했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사업의 공식 명칭은 '거제 근현대 역사문화 소통공간 조성 사업'이다. 사업 부지는 문 전 대통령이 태어난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일원이다. 문 전 대통령은 1953년 1월 이곳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까지 거제에서 살았다.

총사업비는 109억9900만원이다. 이 가운데 허물어진 생가 건물 2동을 복원하는 데 드는 건축비는 약 6억원이다. 나머지 약 104억원은 거제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전시·교육·문화교류 공간과 야생화정원, 광장,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이 금액은 기본구상 용역에서 산정한 추정치다. 실제 사업비는 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거제시는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부지 확보와 설계, 시설 조성 단계에 맞춰 연차별로 예산을 나눠 투입할 계획이다. 개관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거제는 천혜의 자연경관뿐 아니라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발자취를 간직한 도시"라고 말했다. 변 시장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보존·연계해 시민과 방문객이 함께 경험하는 관광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가치를 미래세대에 이어갈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생가 복원 사업은 처음 추진되는 게 아니다. 거제시는 문 전 대통령 재임 중인 2017년 생가 복원을 검토했다. 그러나 당시 청와대가 생가와 관련해 어떠한 논의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이 보류됐다.

거제시는 지난해부터 사업을 다시 추진해 왔다. 거제시는 지난해 5월 생가터와 인접한 2필지 등 3필지 953㎡를 대상으로 보상계획 열람공고를 냈다. 생가 주변 필지가 매물로 나오면서 매입 절차를 밟게 됐다는 게 당시 거제시의 설명이었다. 거제시는 이 절차가 정치적 이유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와 저도 대통령 별장 등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사업을 둘러싼 비판은 재정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사설에서 거제시의 재정자립도가 16%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는 15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설은 "생가 복원 순수 비용은 6억원 남짓인데 전시관과 교육장, 광장, 주차장을 덧붙여 110억원 규모로 키웠다"고 비판했다.

재원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거제시는 총사업비의 절반에 가까운 50억원을 국비와 도비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상남도의 지원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타임스 사설은 시설 완공 뒤 해마다 5억4000만원의 운영비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사업의 향방은 거제시의회 손에 달렸다. 거제시는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심의를 거쳐 다음 달 5일 본회의 의결을 받을 계획이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확정되면 거제시는 부지 확보 등 후속 행정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