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면 버스정류장에 나타나는 '노란 방석' 정체는?

2017-12-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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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방석은 강남역, 삼성역, 서대문역, 안국역, 홍대입구역 등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설치돼 있다.

이하 이효열 작가 제공
이하 이효열 작가 제공

매년 추운 겨울이면 버스정류장에 나타나는 '노란 방석'이 있다.

노란 방석은 강남역, 삼성역, 서대문역, 안국역, 홍대입구역 등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설치돼 있다. 차가워 앉기도 힘든 의자에 놓여 있어 그 방석에 앉아 몸을 녹이면 고마운 마음마저 든다.

SNS상에서도 화제다. 한 사용자는 노란 방석 사진과 함께 "어제 정말 추웠는데 엉덩이 차갑지 않게 방석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었다"는 후기를 전했다.

또한 "몇 년 전 처음 봤을 때는 뭔지 몰라 겁이 나 정류장에 있는 아무도 앉지 못하고 피했다"며 "누가 두고 간 건가. 잃어버린 건가. 방석이 아닌 무엇인가. 다들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제 나는 안전한 걸 아니까 앉을 수 있다"고 쓰기도 했다.

이 '노란 방석'은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의 작품 '네모난 봄'이다.

이효열 '네모난 봄'
이효열 '네모난 봄'

이효열 작가는 연탄에 꽃을 꽂아 놓은 설치 작품 '뜨거울 때 꽃이 핀다'로 잘 알려져 있다.

이효열 '뜨거울 때 꽃이 핀다'
이효열 '뜨거울 때 꽃이 핀다'

'네모난 봄'은 2014년 겨울부터 서울 시내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조금씩 설치되기 시작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이효열 작가가 직접 디자인과 재봉틀질, 손바느질까지 해 만들며, 새벽 3시쯤 이 작가가 직접 설치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새벽녘 일을 끝내고 퇴근하거나 이른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이효열 작가는 위키트리에 "어느 추운 겨울 날,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는데 엉덩이가 너무 차가웠다"며 "문득 여기에 따뜻한 방석이 있으면 잠시라도 따뜻하겠다 생각했다"고 설치 이유를 밝혔다.

'뜨거울 때 꽃이 핀다', '네모난 봄'과 같은 작품은 특정 날짜와 시간에 게릴라성으로 이뤄지지만, 이효열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카페에서는 그의 작품을 상시로 볼 수 있다.

이 작가 갤러리 카페 '뜨거울 때 꽃이 핀다'는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해 있다 . 작품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 갤러리카페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을 열며 설치미술 작품 외에 '시인 없는 시낭송회', '영화상영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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