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로 뭉개지는 눈물의 '대봉감'... 대통령 식탁에 올라왔다

2017-12-0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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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남 영암군에서는 이른바 '대풍년의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생산 과잉으로 시장 출하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경운기로 뭉개지고 있는 대봉감 / 이하 연합뉴스
생산 과잉으로 시장 출하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경운기로 뭉개지고 있는 대봉감 / 이하 연합뉴스
 
 
 
 

요즘 '전국 대봉감 최대 주산지' 전남 영암군에서는 이른바 '대풍년의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수확량이 증가해 '대봉감' 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폭락했다.

지난달 26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대봉감 수확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10% 이상 늘었다. 예년과 달리 태풍 피해가 없는 등 기상 여건이 좋았기 때문이다.

영암군 농민들은 대풍년의 기쁨 대신 정성껏 키운 대봉감을 폐기 처분하기 바쁘다. 경운기로 바닥에 널브러진 대봉감을 뭉개거나 굴삭기로 구덩이를 파서 대봉감을 묻기도 한다. 

농민들은 폐기되는 대봉감을 보면서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농협 측은 폐기처분 등 대봉감 시장 출하물량을 감축해 가격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식탁'에 눈물의 대봉감이 올라와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는 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격려 오찬 메뉴로 대봉감을 내놓았다. 가격 폭락을 겪는 대봉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오찬 테이블에는 지난달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에서 구입한 과메기, 올해 초 대형 화재가 발생한 여수 전통시장에서 산 갓김치도 각각 나왔다. 

8일 전군 주요 지휘관 격려 오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페이스북
8일 전군 주요 지휘관 격려 오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페이스북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