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제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대차 결함 내부고발자 근황

2017-1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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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결함이 주행 중 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세타2엔진 결함 문제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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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리콜이 실시된 현대차 결함을 공익제보한 현대차 전 부장 김광호 씨가 심경을 밝혔다.

김광호 씨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김광호 씨는 지난 1일 참여연대가 수여하는 '올해의 의인상'과 지난 6일 한국투명성기구가 선정한 '투명사회상'을 수상했다.

김광호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알면 알수록 공익제보가 너무 힘들다"며 "지금은 제가 제보를 할지 말지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광호 씨는 국토부에 공익제보한 지 한 달 만에 사내 보안규정 위반으로 해고됐다. 그는 "그 이후에 바로 동시에 형사고소가 되었다"며 "집에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쳐들어와서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광호 씨는 "당당하고 떳떳한 일을 하는데 이런 일을 당할 거라고는 사실 시나리오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김광호 씨는 공익제보자로 인정받아 고소된 것도 무혐의 처리됐고, 해고도 무효판결이 난 상태다. 복직도 결정됐지만 한 달 만에 퇴직했다.

김현정 앵커에 따르면 김광호 씨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 현대차 내부결함 의심 사례 32건을 제보했다. 이 중 대표적인 결함이 주행 중 시동이 갑자기 꺼지는 세타2엔진 결함 문제였다.

세타2엔진은 2015년 미국에서도 결함 문제가 제기돼 리콜이 실시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이물질이 유입돼 발생한 문제로 국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리콜을 거부해왔다. 그러다 내부고발로 국토부 조사가 시작되면서 지난 4월 자발적으로 리콜을 결정했다.

지난 10월 11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세타2엔진 결함조사 결과 "미국에서 발생한 결함과 사실상 동일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김광호 씨는 "내부적으로 은폐하려고 하는 그런 기업문화가 있더라. 이걸 가만히 놔두게 되면 회사가 망할 것 같아 감사실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1년을 기다렸는데 나중에 내린 결론은 '회사도 이 문제를 다 알고 있었구나'"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앵커는 "엔진을 타고 그냥 다녔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고 고통을 겪었을까"라며 "그 고통을 지금 김 선생님 혼자 짊어지고 가신다. 힘내시라"고 위로를 전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