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아는 사람' 일반 시민처럼 인터뷰한 MBC, 결국 사과 방송

2018-01-0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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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

사과 방송을 하는 MBC 박성호 앵커 / 이하 MBC '뉴스데스크'
사과 방송을 하는 MBC 박성호 앵커 / 이하 MBC '뉴스데스크'

자사 인턴 기자 출신 여성을 일반 시민처럼 인터뷰한 MBC가 결국 사과했다.

MBC는 2일 '뉴스데스크'에서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박성호 앵커는 "뉴스데스크는 어제(1일) 개헌에 대한 시민들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에서 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 등 시민 6명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며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은 담당 기자와 작년에 본사 뉴미디어 뉴스팀에서 함께 일했던 인턴 기자였고, 회사원은 담당 기자의 친구였던 것으로 MBC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 앵커는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해 보니 또 다른 기자는 12월 9일 전자 담뱃값 인상 여파를 전하는 리포트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본사 직원에게 인상에 대한 소감을 인터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박성호 앵커는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이라고 말했다.

박 앵커는 "저희는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방송학회에 경위 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사 홈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공지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MBC의 개헌 관련 시민 인터뷰를 문제 삼는 주장이 잇따랐다. 일반 시민으로 등장한 여성이 MBC 인턴 사원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MBC 사과문 전문이다.

뉴스데스크는 어제(1일) 개헌에 대한 시민들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에서 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 등 시민 6명의 인터뷰를 방송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은 담당 기자와 작년에 본사 뉴미디어 뉴스팀에서 함께 일했던 인턴 기자였고, 회사원은 담당 기자의 친구였던 것으로 MBC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해 보니 또 다른 기자는 12월 9일 전자 담뱃값 인상 여파를 전하는 리포트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본사 직원에게 인상에 대한 소감을 인터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입니다.

저희 자체 조사 결과로는 해당 기자들이 인터뷰 도중 특정한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거나 부탁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방송학회에 경위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사 홈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공지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MBC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