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지폐에도 나온 예술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소개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2018-01-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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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개막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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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가 스위스 100프랑 지폐 주인공이더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개막을 축하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개막식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개막식

지난 9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공식 개막했다. 지난해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전시를 기획한 코바나컨텐츠와 위키트리가 공동 주관하고 국민일보가 주최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프랑스 정부에서 공식 인증받은 자코메티 파리 재단의 재단장 까뜨린느 그레니에(Catherine Grenier)를 포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과 주한 프랑스·스위스 대사관 대표들, 생전의 자코메티와 직접 대면해 악수를 했던 김병기 화백 등 귀빈들이 대거 참석했다. 개막식 진행은 박윤신 아나운서가 맡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김 부총리는 축사에서 "경제의 핵심은 아무래도 돈 아니겠나. 자코메티전을 계기로 스위스 돈에 대해 찾아보니까 지폐 종류가 6가지 있다고 한다. 지폐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예술가인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자코메티다. 스위스 100프랑 지폐 앞면에 사진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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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스위스에서 사용되는 100프랑 지폐에는 앞면에 알베르토 자코메티 사진이 있고 뒷면에는 작품 '걸어가는 사람'과 '로타르상'이 오버랩되어 그려져 있다. 현행 스위스 프랑 지폐 디자인은 '우리 주변의 예술'을 테마로 했으며 1995년 처음 도입됐다.

다른 스위스 지폐에는 르 코르뷔지에(10프랑), 아르튀르 오네게르(20프랑), 소피 토베라프(50프랑), 카를로스 페르디나드 라무즈(200프랑), 야코프 부르크하르트(1000프랑)가 그려져 있다. 스위스 1프랑은 10일 현재 기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89원 정도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축사에서 평화를 언급했다. 강 장관은 "사람을 종교나 이념, 배경으로 나누어 판단하지 않고 현대인의 인간성 회복과 평화를 강조하는 자코메티 예술 세계를 오늘 서울에서 이렇게 접할 수 있다니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코메티는 두 번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의 참혹상, 인간성 파괴에 대해 깊은 성찰을 했다.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삶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6.25전쟁으로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었던 아픔이 있다. 전시회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이 평화와 인류애를 갈망했던 자코메티가 선사하는 감동과 영감을 느끼며 뜻깊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까뜨린느 그레니에 자코메티 재단장
까뜨린느 그레니에 자코메티 재단장

자코메티 파리 재단장 까뜨린느 그레니에(Catherine Grenier)는 "자코메티 단독 전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다. 그만큼 의미가 큰 전시"라고 말했다.

그레니에 재단장은 "'걸어가는 사람' 석고 원본은 1년 전에 복원한 작품으로 매우 희귀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단독 전시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조각 뿐만 아니라 회화와 스케치 등 다양한 자코메티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한 프랑스·스위스 대사관에서도 대표들이 참석해 전시 개막을 축하했다. 스위스 출신 조각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고향 스탐파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작은 작업실을 오가며 작품을 만들었고, 수많은 당대 예술가·철학가들과 교류했다.

다니엘 데르직 스위스 대사관 공관 차석
다니엘 데르직 스위스 대사관 공관 차석
파비앙 페논 프랑스 대사
파비앙 페논 프랑스 대사

이날 스위스 대사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 다니엘 데르직 공관 차석을 통해 "20세기 가장 뛰어난 예술가 중 한 명을 한국에 소개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며 "자코메티전은 오래 전에 소개되었어야 하는 전시다. 오늘 드디어 관객들을 찾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파비앙 페논 프랑스 대사는 "한국 관람객은 호기심이 많은 좋은 관객"이라며 "양국 문화 협력 관계가 한 걸음 도약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은 국내 최초로 현대 조각의 거장 자코메티 작품 120점을 오는 4월 15일까지 단독 전시한다. 개막식 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귀빈들은 김찬용 도슨트 안내에 따라 전시를 관람했다.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개막식 축사에서 "아슬아슬하고 위태롭고 불안한 인간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낸 작가가 자코메티"라며 철학자 사르트르를 인용해 "실존주의가 표현해내고자 시도했던 것을 자코메티가 더 잘 나타냈다"라고 전했다.

작품을 유심히 바라보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
작품을 유심히 바라보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

도 장관은 "불완전하고 실패한 인간 모습을 자코메티처럼 잘 표현한 작가도 드물다. 자코메티가 세상을 뜬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현대인의 불안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코메티는 작품을 통해 고독의 본질을 우리에게 묻는다. 오늘 그 본질을 깨닫고 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 = 전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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