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가 점용한 서초역 지하공간…2심도 “위법”

2018-01-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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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가 관할 구역 내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에 공공도로 점용을 허가한 건 위법이라는 판단이 다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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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서울 서초구가 관할 구역 내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에 공공도로 점용을 허가한 건 위법이라는 판단이 다시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문용선 부장판사)는 11일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처럼 "서초구의 도로점용허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서초구는 2010년 당시 신축 중인 사랑의교회 건물의 일부와 교회 소유의 도로 일부를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서초역 일대 도로 지하공간 1천77㎡를 쓰도록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

이에 당시 현직이던 황 의원과 주민들은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해 "구청의 허가는 위법·부당하므로 시정해야 한다"는 판단을 받아냈다. 하지만 서초구가 감사 결과에 불복하자 주민소송을 냈다.

1, 2심은 "도로점용 허가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다"며 각하 결정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구청의 도로점용 허가도 주민소송 대상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의 관리·처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안을 재심리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월 서초구가 사랑의교회에 공공도로 점용을 허가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도로 지하에 사실상 영구시설물에 해당하는 예배당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영구적인 사권(私權)을 설정하는 것과 다름없어 도로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예배당 등은 사회·경제·문화적 의미가 매우 제한적인 시설물로, 이를 위해 도로점용을 허가하면 향후 유사한 내용의 신청을 거부하기 어렵게 되고, 그 결과 도로 지하의 무분별한 사적 사용과 공중 안전 위해 우려가 증가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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