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 만나 '남북 단일팀'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

2018-01-17 16:40

add remove print link

“북한과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 전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7일 진천 선수촌 빙상장에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을 만난 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17일 진천 선수촌 빙상장에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을 만난 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충북 진천 선수촌을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도 만났다. 최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두고 첨예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천 선수촌 빙상장에서 만난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에게 남북 단일팀 이야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실현될지 안 될지 잘 모르겠지만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하면서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단일팀까지 논의가 되고 있다"며 "그 성사 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우리 아이스하키팀에 보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쏟게 하는, 그래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들 하루 아침에 우리가 세계 최고 정상 수준에 오를 수는 없지만 그러나 우리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천 선수촌을 둘러본 뒤 주요 종목 대표팀 선수들과 오찬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신소정 선수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도 남북 단일팀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 전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팀웍을 맞추려면 그만큼 더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남과 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함께 경기에 임한다면 그 모습 자체가 아마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 또 세계 사람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은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은 최근 평창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파견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12일 진천 선수촌에서 열린 '2018 국가대표 훈련개시식'을 마친 뒤 연합뉴스에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공동입장 등을 포함해 북한에 여러 제안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노 차관은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구성되더라도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가 전혀 안 가도록 할 것"이라며 "엔트리를 증원할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 국제아이스하키연맹에 협조를 구했다"고 했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청원 / 청와대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17일 기준 1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 제안자는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추진 중이라는 뉴스를 접했는데 너무 잘못되고 정치적인 결정이라 반드시 재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수단도 올림픽을 위해 연습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준비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서 단일팀을 이룬다면 지금까지 우리 선수단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은 다 쓸모없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4년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온 것이, 정치적인 논리로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땀 흘린 우리 하키 선수들이 먼저"라고 말하기도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