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맛보기] '시렁'

2018-01-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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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토박이말 맛보기]시렁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맛보기]시렁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시렁

[뜻]몬(물건)을 얹어 놓으려고 방이나 마루 벽에 긴 나무 두 낱을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

[보기월]실컷 놀고 입이 심심하면 시렁에 올려놓은 감껍질을 꺼내 먹기도 했습니다.

고뿔을 내보내려고 낮에 마음 놓고 잠을 자서 그런지 밤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어서 일부러 하던 일을 접고 잠자리에 누웠지만 말입니다. 숨도 깊이 천천히 쉬어 보고 할 일을 하나씩 챙겨 보았지만 좀처럼 잠은 안 오더군요. 그냥 일어나 일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꾹 참고 누워 있었더니 저도 모르는 사이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맞춰 놓은 때가 되기도 앞서 잠이 깼는데 깊이 자서 그런지 몸은 한결 가볍고 머리도 맑았습니다. 아침을 챙겨 먹고 같이 일을 하기로 한 분들과 기별을 했습니다. 따로 일을 하고 뒤낮에 만나기로 해서 제가 할 일을 하면 되었습니다. 아이들 낮밥을 챙기는 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챙겨 줄 수가 있어 좋았습니다.

배곳 둘레와 마을 여러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마치 배곳(학교)에 가는 날인 것처럼 밖에 있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 다들 학원에 간 모양이었습니다. 겨울말미(겨울방학)인데 마음껏 놀 수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얼음 타기, 고기 잡기, 토끼 몰이, 팽이 다듬기, 활 만들기, 연날리기와 같은 놀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실컷 놀고 입이 심심하면 시렁에 올려놓은 감껍질을 꺼내 먹기도 했습니다. 군것질거리도 넉넉하지 않았을 때라 곶감을 깎은 껍질을 말려서 먹었습니다. 요즘은 감나무 거름으로 쓰는 껍질을 먹었다고 하니 아이들은 믿지 않더군요.^^

옛날 이야기 자주 하면 나이든 거라고 하던데 저도 모르게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할 일이 꽉 짜여 있는데 빠짐없이 잘 챙겨야겠습니다.

-보연은 남포에 불을 켜서 마루 시렁 위에 올려놓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문으로 들어가서 바로 보이는 벽에는 노끈으로 얽어 달아매 놓은 시렁이 있다.(최서해, 박돌의 죽음)

4351해 한밝달 스무사흘 두날(2018년 1월 23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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