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대학원 입시 논란 단독 보도한 기자가 연예인 이름 안 밝힌 이유

2018-01-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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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본질은 입시를 주도한 교수와 대학 시스템에 있다'

경희대 대학원 특혜 입학 논란을 단독 보도한 SBS 기자가 연루된 연예인 실명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지난 16일 SBS는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가 경희대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아이돌 가수가 면접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최종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여러 매체 보도로 해당 아이돌 가수는 그룹 씨엔블루 정용화(28) 씨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정용화 씨  / 뉴스1
정용화 씨 / 뉴스1

해당 기사를 단독 보도한 기자는 24일 SBS 취재 파일을 통해 취재 과정을 설명했다.

기자는 "단순히 연예인의 구설만을 노렸다면 실명을 썼을 것"이라며 "익명 표기한 연예인 A 씨와 달리 대학 이름을 공개하고 교수의 성 씨를 공개한 건 '논란의 본질은 입시를 주도한 교수와 대학 시스템에 있다'는 학교 관계자들과 학생들의 지적 때문이었고, 기자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취재원들에게 "얘기해봤자 바뀌는 건 없을 것이고 괜히 얘기한 사람만 곤란해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보도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불거진 후 경희대 관계자는 지난 21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학부는 세밀하게 하지만 대학원은 안 그런다. 외국 대학도 전화로 면접을 보고 서면으로도 뽑는다. 박사다 보니 굳이 특정 장소에서 머리를 맞대고 봐야 하냐, 그런 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정 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편지로 "앞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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