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닦던 수세미로 물컵 세척" 국내 특급호텔 청소 상태 논란

2018-02-0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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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 등은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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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국내 특급호텔에서 변기를 닦던 수세미로 물컵과 세면대를 닦는 등 객실 청소 방식과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호텔들이 청소방식 개선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 중인 대부분의 호텔과 리조트 등은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청소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지시나 교육이 불가능해 얼마나 빨리 개선될 지 미지수다.

5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인 A호텔은 객실 청소를 분업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객실 1곳 당 1명의 청소용역 근로자가 투입되던 현 방식 대신, 청소 분야를 세분화해 2~3명이 나눠 맡게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객실의 침구류, 식기류, 욕실 등으로 담당을 나눠 한꺼번에 여러 명이 객실에서 청소를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비위생적인 행위를 서로가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호텔은 현재 세부안을 논의하고 있다.

A호텔 관계자는 "청소 담당을 분업화하면 효율성도 오르고 청소도구를 혼재해 사용하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개선안이 시행되도록 협력사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광진구에 사업장을 둔 B호텔도 객실 정비를 담당하는 하우스키핑(House Keeping) 협력사와 함께 해당 보도 내용을 확인하며 개선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B호텔 관계자는 "용역 업체와 함께 논의해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재계 순위 최상위권 기업 계열의 C호텔도 청소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물컵의 경우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회수해 살균 처리 후 재배치 할 계획이다.

국내 한 방송사는 지난 4일 다수의 서울 5성급 호텔에서 청소 방식이 비위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 영상에는 청소근로자가 수세미로 변기를 청소한 뒤 해당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컵을 닦거나 투숙객이 사용한 뒤 바닥에 던져놓은 수건으로 컵 물기를 제거하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해 중국 호텔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A호텔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송구하다"며 "협력사와 최대한 협력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청소근로자의 직접 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호텔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10여 년 전부터 청소업무를 외주로 바꿨고,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청소근로자에 업무가 과중되면서 제대로 된 서비스도 쉽지 않다는 게 정규직 전환 주장의 요지다. 원청인 호텔에서 협력사 청소근로자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거나 교육을 하게 되면 불법으로, 최근 파리바게뜨와 유사한 사례가 된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호텔, 리조트 등은 청소 업무는 서비스에 상당히 중요한 부문이지만 비용절감을 이유로 대부분 외주로 이뤄진다"며 "청소 노동자들이 줄어든 비용과 과도한 업무를 모두 떠안는 구조로 직접 고용 전환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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