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열기 속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강원도 맛 탐방

2018-02-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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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동지방 음식은 ‘러프한’ 개성이 특징이라 할 만하다.

평창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모습 / 평창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평창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모습 / 평창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평창올림픽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개최지인 강원도 지역의 음식들도 덩달아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 영동지방 음식은 호화로운 남도 음식이나 정갈한 서울 음식과는 정반대의 ‘러프한’ 개성이 특징이라 할 만하다.

우선 산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쌀보다는 감자나 메밀, 옥수수, 도토리 등을 많이 먹어 왔으며 각종 산나물이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동해안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는 명태 같은 생선이며 오징어, 문어 등의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과 젓갈 등이 발달했다. 딱히 명물 음식이라고 부를 만한 메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신 식재료 자체의 맛이 좋으며 비교적 간단한 조리법으로 재료 맛을 살린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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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사람들이 특산품인 감자를 이용해 많이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는 감자송편과 감자전, 감자밥 등을 들 수 있다.

6월경 햇감자의 전분을 내어 팥소를 넣고 찐 것이 오리지널 감자송편인데 감자의 포슬한 식감과 너무 달지 않은 팥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감자전은 밀가루 등을 섞지 않고 감자만 곱게 갈아 기름은 아주 조금만 두르고 부쳐낸다. 청양고추를 썰어 넣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뜨끈하면서 고소하며 알싸하니 매운 맛이 입안을 감싼다.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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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밥은 말 그대로 감자를 통째로 밥에 올려 앉힌 것으로 저칼로리 다이어트식으로 통한다. 감자전분으로 만든 수제비 ‘옹심이’는 맛이 담백해 어떤 양념이나 국물을 써도 잘 어울린다.

그밖에 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로는 메밀김치전이 있다. 크레이프처럼 얇디얇은 메밀 반죽에 배추김치를 올리고 부쳐낸 메밀김치전은 심심한 듯 구수한 맛이 자꾸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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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강릉 하면 초당순두부를 떠올리는데 ‘초당’은 바닷물을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법을 고안한 허엽의 호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리고 그의 아들과 딸이 바로 ‘홍길동전’의 허균과 비운의 시인 허난설헌이다.

허균은 훗날 유배지에서 ‘도문대작’이라는 책을 쓰면서 전국의 맛있는 음식들을 백과사전처럼 정리하기도 했는데, 조선 최초의 푸드 칼럼니스트로 통하는 그의 감각은 아마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듯 하다.

지금도 강릉시 초당동에 가면 순두부를 맛볼 수 있는데, 맛은 있지만 관광지 프리미엄이 붙어 가성비는 그닥 좋지 않다. 식당에서 ‘풀코스’를 먹기보다는 갓 만든 순두부를 가져와 따끈할 때 먹는 것을 권한다.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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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생선을 꼽자면 명태와 임연수, 송어, 도루묵, 도치 등이 있다. 특히 임연수는 “강릉 부자 임연수 껍질에 밥 싸먹다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급 대접을 받는다.

동해안 하면 떠오르는 오징어는 회와 건조 오징어 외에 두부와 각종 다진 야채를 넣어 쪄낸 오징어순대가 유명하다. 제사상에 반드시 올려야 하는 음식으로 통하는 문어는 양념해서 생회나 숙회로 먹는다.

그밖에 명란젓과 창난젓 같은 각종 젓갈류, 갈치식해나 가자미식해 등 생선이나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류도 상당히 종류가 많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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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동해안의 어획량이 상당히 줄어든 데다 기후 변화로 주요 어족자원이던 오징어 등이 점점 귀해지고 있는 추세다.

주문진 해안가에 가면 항구에서 막 잡아 올린 신선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지만 이곳 역시 바가지 요금에 질이 떨어지는 곳이 많으니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고 가는 것이 좋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제철을 맞은 송어회나 도치를 넣고 끓인 칼칼한 찌개, 뜨끈한 국물에 담긴 옹심이 등을 권할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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