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된 아이 '비행기 놀이' 하다 사망… 친부 징역형

2018-02-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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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비행기 놀이 자체가 학대에 해당한다며 아동학대치사 유죄를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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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우는 아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비행기 놀이'로 달래려다 떨어뜨려 숨지게 한 친아버지에게 대법원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3년 6월 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 13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9월 동거녀의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사이에 낳은 8개월 된 아들 A군이 잠에서 깨 울자 '비행기 놀이'를 하며 달래던 중 A군을 머리 뒤로 넘긴 상태에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비행기 놀이를 하기 전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A군이 누워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수차례 강하게 흔들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을 진료한 의료진은 두개골에 골절이 없음에도 심각한 뇌 손상이 발생한 점, 반복적인 외상 등에 의해 주로 나타나는 망막출혈이 동반된 점 등에 미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2살 이하 유아를 심하게 흔들어서 생기는 질환으로 뇌출혈과 망막출혈 등의 특징이 있고 장골이나 늑골의 골절 등 복합적 손상이 뒤따른다.

김씨는 재판에서 "비행기 놀이를 하다가 떨어뜨린 것은 아이와 놀아주던 중 발생한 일로 학대로 볼 수 없고 유모차를 과하게 흔든 행위 때문에 사망하리라고는 도저히 예견할 수 없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비행기 놀이 자체가 학대에 해당한다며 아동학대치사 유죄를 인정했다.

1·2심은 "피고인처럼 아기를 안고 자신의 무릎에서부터 머리 뒤까지 수차례 격하게 흔드는 행위는 일반적인 놀이가 아닌 학대의 범주에 해당하는 행위"라며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의료진이 언급한 '흔들린 아이 증후군'에 대해서는 "아기를 안고 흔든 행위가 이미 유죄로 판단된 이상 아기의 죽음과 이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 없다"며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한편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한 살배기 아들이 칭얼댄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 치사 등)로 기소된 윤모(3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해 3월 11개월된 아들이 칭얼댄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배를 때려 장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윤씨 부부는 수시로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며 피해자를 비롯해 세 자녀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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