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여직원에게 성희롱·성추행 일삼아” 화장품 업계로 '미투' 확산

2018-02-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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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업체는 “실제 피해 사례가 있는지 진상을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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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단과 연극·영화계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화장품 업계에서도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직장 상사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주 직장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는 국내 화장품브랜드 A업체에서 근무하는 팀장 B씨에 대한 고발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B씨는 술자리에서 (직원들을) 껴안고, 나이트에서 여직원에게 블루스 추자고 했으며 여직원 집 앞에 찾아가서 술을 먹자고 했다고 한다. 또 직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며 '얘 몸매가 이렇게 좋았는지 몰랐네'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 글은 B씨가 "회사에서 성희롱 예방교육 비디오 볼 때 '저거 다 내 얘긴데'하던 사람"이라며 "본인도 다 자각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른 글에서도 폭로가 이어졌다. "A업체 술자리 사전 면접 유명하다"라며 B씨가 "예쁘고 몸매 좋고 자기 스타일이다 싶으면 공식 면접 전에 같이 불러서 술부터 먹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글들은 SNS에서 퍼지며 논란이 됐다. A업체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올려 회사 측에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매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인다.

A업체 홈페이지
A업체 홈페이지

업체 측에서는 28일 홈페이지에 짧은 글을 올려 "최근 회사 직원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문제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입장을 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마땅한 처분을 결정하도록 하겠다. 또한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시스템과 관련 규정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A업체 관계자는 위키트리와 전화 통화에서 "회사에서는 문제를 인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회사에 아직 실제 제보된 사례가 없어서 일단 팩트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직원들을 상대로 실제 피해 사례가 있는지 진상을 조사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사 결과에 따라서 바로 응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고 재발 방지 대책도 세울 것"이라며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지겠다"라고 말했다.

B씨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B씨는 "제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불편하고 싫으시겠지만 만약 연락을 주신다면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B씨는 "저희 회사와 브랜드 제품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님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처분이 결정되면 달게 받겠다. 무조건 반성하고 자숙하겠다"라고 전했다.

B씨가 올린 사과문
B씨가 올린 사과문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