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은 돈만 밝히는 거지 떼" 차별과 범죄 사이에 놓인 외국인

2018-03-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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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은 차별과 무시였다.

이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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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학준 이한나 인턴기자 = 지난 2014년 9월,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차를 버리고 도망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확인 결과, 해당 차량은 대포차량이어서 범인 추적이 불가능했는데요.

남은 단서는 오직 담배꽁초 5개.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경찰은 "일치하는 DNA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 5개월이 지난 이달 초, 경찰은 결국 피의자를 잡았는데요. 피의자는 불법 체류자 중국인 왕모(46)씨였죠. 특수상해로 구속된 왕씨의 DNA 정보가 확인돼 체포가 가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일개 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왕씨와 같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저지르는 범죄가 4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외국인 범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이 제시됩니다. 대표적인 게 강경책이죠. 외국인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고, 출입국 심사를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선진국의 외국인범죄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는 “생체정보인증기술을 통해 외국인 출입국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출입국 순간부터 경계를 늦추지 말자는 것이죠.

시민들은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불법체류자 엄벌 및 조선족 추방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은 12건 이상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력한 처벌에 앞서 ‘외국인을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외국인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받는다면 외국인 범죄율도 하락한다는 것이죠.

'외국인 폭력범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이 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은 차별과 무시였는데요. “평상시 차별과 무시를 당해 홧김에 폭력을 사용한다”는 분석입니다.

부경대 행정공간정보화연구소 부소장인 이상윤 교수가 범죄 경력이 있는 국내 거주 외국인 5명을 개별 면접한 결과, 그들은 한국에서 폭력과 차별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너무 맞다가 계속 맞을 수 없어 잡은 거예요”

"한국인 손님들이 ‘조선족은 돈만 밝히는 거지 떼’라고 욕하더군요" 자료/외국인 범죄인식에 대한 사회통합적 고찰

"외국인이 더 폭력적일 것이라고 하는 가설은 경찰의 공식 통계자료뿐만 아니라 자기보고식 설문조사 자료에서도 잘못된 가설임을 확인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외국인 폭력범죄에 관한 연구' (2016)

이런 차별과 폭력이 외국인 범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부소장은 "외국인을 우범자나 차별대상으로 보는 것은 문제"라고 설명했는데요.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그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도 멈추는 것이 외국인 범죄를 줄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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