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ICO 모임 활발... “다단계 사기” vs “마녀사냥” 논란 일어

2018-03-23 11:20

add remove print link

K 씨가 공개한 암호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의 화면 캡처에 따르면 A 씨와 B 씨가 송금한 지갑은 동일한 곳이었다.

최근 국내 온라인상에서 암호화폐 ICO(Initial Coin Offering) 관련 모임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이용한 사기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이에 반박하는 관계자들 사이에 '사기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스팀잇(Steemit)' 이용자 K 씨는 자신 블로그에 "코인 ICO가 유행"이라며 이는 "코인에서 잃고 ICO로 대박 내겠다는 도박 마인드"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은 자극적인 미사여구를 붙이며 매수를 유도한다"며 "있지도 않은 카카오 코인을 팔고 있는 자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K 씨는 전형적인 판매 수법으로 "너네 말고도 살 사람 많다"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부추긴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신이 경험한 오픈 채팅방 사기 사례라며 캡처화면들을 공개했다.

K 씨가 문제로 제기한 A 씨와 B 씨 사례의 경우 인터넷상의 오픈 채팅방을 통해 20일 현재 카카오 코인 ICO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스팀잇 K 씨 블로그 (이하 K 씨로부터 이미지 사용 동의를받아 게재합니다)
스팀잇 K 씨 블로그 (이하 K 씨로부터 이미지 사용 동의를받아 게재합니다)
스팀잇 K 씨 블로그
스팀잇 K 씨 블로그

K 씨는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참여자들로부터 송금 받은 암호화폐를 하나의 특정한 암호화폐 지갑으로 반복적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 씨가 공개한 A 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 화면 / 이더스캔 화면 캡처
K 씨가 공개한 A 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 화면 / 이더스캔 화면 캡처
K 씨가 공개한 B 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 화면. A 씨가 송금한 지갑과 동일하다 / 이더스캔 화면 캡처
K 씨가 공개한 B 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 화면. A 씨가 송금한 지갑과 동일하다 / 이더스캔 화면 캡처

K 씨가 공개한 암호화폐 거래 정보 사이트의 화면 캡처에 따르면 A 씨와 B 씨가 송금한 지갑은 동일한 곳이었다.

20일 위키트리가 A 씨와 B 씨가 이더리움을 보낸 지갑을 조회한 결과 해당 지갑에는 지속적으로 이더리움이 들어오고 있었다.

A씨와 B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의 거래 내역. 여러 곳에서 이더리움을 송금받고 있는 내역이 보인다. / 이더스캔 화면 캡처
A씨와 B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의 거래 내역. 여러 곳에서 이더리움을 송금받고 있는 내역이 보인다. / 이더스캔 화면 캡처

해당 지갑은 8만1000 이더리움 (한화 약 486억 원 / 20일 기준)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A씨와 B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의 잔고 내역 / 이더스캔 화면 캡처
A씨와 B씨가 송금한 암호화폐 지갑의 잔고 내역 / 이더스캔 화면 캡처

취재 중 다른 익명의 제보자는 위키트리에 "가짜 포스터를 만들어 ICO 투자를 부추기는 자들이 있다"고 해당 포스터 이미지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K 씨의 게시글에 사례로 지목된 C 씨는 위키트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K 씨의 해당 게시물에 자신의 신상이 노출된 것은 물론 '다단계'라고 주장한 데 대해 "무고죄로 고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K 씨 게시물 내용에 연관된 또 다른 당사자 D 씨는 위키트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K 씨가 "확실하지도 않은 추측성 정보로 마녀사냥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D 씨는 "실제로 ICO를 이용해 사기를 치는 이들이 존재한다"라면서도 "그러나 나처럼 진짜 ICO 공동 구매를 진행하는 이들도 있다"고 반박했다.

D 씨는 투자 참여자들로부터 송금된 이더리움을 특정 지갑에 반복적으로 송금한 데 대해 "이 경우에는 자신이 중간역할을 맡고 있으며, ICO를 진행하는 '총판'에게 송금해서 코인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D 씨는 "ICO가 가능하려면 일정 금액 이상이 모여야 한다"면서 "ICO 절차가 복잡해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신 진행을 해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D 씨는 "실제 게시물에 등장한 오픈 채팅방 소속 참여자들 중 피해를 본 이가 있으면 이미 고소라도 했을 텐데 지금까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K 씨의 스팀잇 게시글에 등장하는 E 씨 또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과거 ICO 공구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이 다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스팀잇 게시물로 인해 마치 사기꾼처럼 비쳤다”라며 “스팀잇 게시자를 고소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home 서용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