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데이트폭력 피해자 “흰옷으로 갈아입으라며 몸에 피가 덮일 정도로 때린다고...”

2018-03-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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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피해자 A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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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27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피해자 A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해당 사건은 폭행 당시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이 공개돼 큰 파장을 가져왔다. 영상에서는 폭행으로 기절한 A씨가 가해자 B씨에 의해 질질 끌려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인터뷰에서 "부산에 있으면 또 언제 (가해자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두려워서 지금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갈비뼈에 금이 갔으며, 얼굴 눈 쪽 뼈와 코가 부러진 상태다.

A씨 말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차 안에서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했다. 이전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B씨는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A씨는 "제가 반항하고 도망가려고 하니까 제 머리를 운전대에 갖다 박고, 창문에 갖다 박고 머리채를 잡고 계속 구속했다. 집으로도 끌고 가 감금해 그날 어쩔 수 없이 그 집에서 잠이 들었다"라며 "다음날 학교 가야 한다고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어르고 달랜 후 (빠져나와) 집에 돌아와서 헤어지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B씨는 A씨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지만 A씨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집 우편함에 물건과 편지를 넣어놨으니 사진을 찍어보내면 놓아주겠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A씨가 문을 열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B씨는 안으로 들어와 다시 폭행을 가했다. B씨는 "흰옷으로 갈아입어라"라며 "몸에 피가 덮일 정도로 때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튜브, 김현정의 뉴스쇼CBS

B씨는 A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갔다. A씨가 반항하자 주먹으로 기절시킨 후 짐짝처럼 끌고 갔다. A씨는 "처음 경비분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다른 분이 그걸 목격하고 (신고한 것 같다). 경찰분들이 와서 1층부터 18층까지다 뒤져서 제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B씨는 감금치상혐의로 체포됐다. 체포된 후에도 B씨는 A씨에게 "잘 말해주지 않으면 너도 죽고 나도 죽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신변보호를 신청할 때도 이름 하나를 쓰는데 손이 너무 떨렸다"라고 극심한 공포심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A씨는 "데이트폭력은 처벌이 약해서 많은 분들이 보복당할까봐 신고를 못한다고 하더라"라며 "그런 분들이 저를 보고 용기내서 하나씩 알려지면 데이트폭력에 대한 특례법도 만들어지고 처벌도 강화되지 않을까"라며 인터뷰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자신이 당했던 데이트폭력을 털어놨다. A씨는 이 글에서 "자다가도 소름돋아서 깨고 자면서도 울고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무섭다"라며 "열심히 다니고 있던 학교도 그만둬야 하고 꿈도 포기해야 하고 집도 옮겨야 하고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 내가 뭘 잘못한 건지 왜 이래야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괴로운 심경을 고백했다.

A씨 페이스북 글
A씨 페이스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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