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만인보-24]트위터의 반란, 대기업들 골머리

2011-04-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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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소비자 고발 센터다. 소비자 불만을 트위터에 올리면 순식간에

트위터는 소비자 고발 센터다. 소비자 불만을 트위터에 올리면 순식간에 퍼진다.

아무리 광고 기법이 발달해도 최고의 광고는 가장 원시적인 마우스 투 마우스(mouth-to-mouth), 즉 입소문이다. 입소문이 좋게 나면 그 제품 또는 서비스는 성공하고, 입소문이 나쁘게 나면 실패한다.

트위터는 한 마디로 입소문의 공간이다. 자신의 팔로어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다. 팔로어와 팔로이는 서로 신뢰관계로 묶여 있기 때문에 팔로이가 말하는 것은 팔로어에게 대부분 먹힌다. 입소문이 증폭될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기존의 입소문과 다른 게 있다. 입소문이 순식간에 퍼진다는 점이다. 기존의 입소문은 시차를 두고 퍼졌다. 그러나 트위터는 리트윗으로 인해 순식간에 퍼진다. 100여 회의 리트윗만 나도 트위터에서 이슈가 되고, 이슈가 되면 대부분 행동이 나온다. 좋은 입소문이 나면 구매로, 나쁜 입소문이 나면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은 굴복할 수밖에 없다. 트위터에서 이슈가 돼 대기업이 굴복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이래도 됩니까?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직후 트위터에서는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 귀국을 못한다는 트윗이 잇따라 나왔다. 비행기 삯이 평소에는 20~30만원(편도)이었는데, 100만원을 호가한다는 것이다.

한 일본 유학생은 “대통령님 어디에 계십니까? 너무 무섭습니다. 집에 가고 싶습니다.”라고 절규했다.

다른 유학생은 “13일 대한항공을 통해 귀국한 승객들은 편도에 9만~10만 엔을 주고 항공권을 구매했다. 평상시 편도 요금은 2만2000~2만8000엔이었다. 일본 대지진에 불안을 느껴 귀국하는 내국인들에게 평상시 가격 대비 3배 이상의 바가지요금을 매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SKT와 KT는 일본 로밍요금을 50% 감면해주고 있다는데, 가장 긴요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트윗도 나왔다.

이에 위키트리는 3월 14일 유학생들의 딱한 사정을 종합해 기사화 했다. 이 기사를 트위터에 보내자 무한알티가 났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액자에만 걸어 놓았나?”, “불매운동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멘션을 달아 무한알티를 했다. 일부 트위터러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직접 항의 트윗을 전달했다.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확대되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50% 가격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날 오후 자사 트위터를 통해 “27일까지 나리타/하네다 공항 현장발권 항공요금(¥94,530)을 50% 할인해 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19일까지 일본 노선 항공권 예약, 여정변경 및 환불시 수수료를 면제해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공항 현장 발권의 경우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간의 상황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여행사를 통해 표를 구하거나 사전에 예약하면 할인해서 살 수 있지만 공항에서 바로 구입할 경우, 정가를 매긴다고 설명했다. 즉 바가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후 트위터러들은 “아시아나는 인하했는데, 왜 대한항공은 인하하지 않느냐”는 항의성 트윗을 대한항공에 날렸다. 이날 오후 늦게 대한항공도 “내일부터 일본발 항공기 요금을 5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에 비해 늦장 대응한 것을 질타하는 트윗에 대해서도 "더 빨리 경청하고 노력하겠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 벌레 먹은 새우깡 무한 RT

2010년 8월 13일 오전 벌레 먹은 새우깡 사진이 트위터를 뒤덮었다. 트위터 계정 @energygirlz님은 "농심 쌀새우깡에서 벌레가 무더기로 나왔는데 농심은 배째;; 인터넷에 올리든 고발을 하든 맘대로 하라는데... 농심 진심 미친거임? 무한알티 부탁드려요"라는 멘션과 함께 문제의 사진을 올렸다.

이 같은 사진이 돌자 트위터러들은 "이건 뭐 벌레깡", "소셜네트워크의 힘을 보여 주자" 등의 멘션을 달며 무한리트윗을 했다. "새우깡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농심 측의 이 같은 고객 응대는 용서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

'벌레먹은 새우깡'이 트위터에서 이슈가 되자 오후 들어서는 인터넷 포털에서도 이를 다루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트위터를 넘어 포털에서도 이슈가 되자 농심측은 이날 오후 6시께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

농심은 일단 상담직원이 피해고객과의 상담과정에서 ‘인터넷에 올리든 고발을 하든 맘대로 하라’는 식의 대응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농심 임직원은 매뉴얼에 따라 고객 상담에 임했으며, 해당 제품에 대한 적법한 피해보상 절차를 설명했고, 이는 피해 고객과의 통화를 통해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심은 쌀새우깡에서 발견된 벌레는 화랑곡나방의 애벌레(쌀벌레)로 판단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품 위생과 고객응대 전반사항을 철저히 검토하고 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이번 사건으로 고객님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삼양라면의 진실

트위터러들이 무조건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칭찬도 한다. 이 또한 입소문의 좋은 예다. 트위터러들은 삼양라면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계기가 있었다. 삼양라면이 유지파동을 겪은 뒤 몰락하는 과정과 직업윤리를 담은 게시물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큰 감동을 주었다. 무려 1,000여 회의 리트윗이 발생했다.

<출처 : 트위터 @Jeong92>

이를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전 요즘 들어 삼양라면을 다시 먹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삼양라면 맛이 좋더라고요." "이런 내면의 이야기가 있었군요. 모든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실을 너무 늦게 알았네요.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바잉파워를 보여주겠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러들은 칭찬에 결코 인색치 않다. 삼양라면 이외에도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낸다. 트위터러들은 제품이 좋으면 널리 알리고 나쁘면 서슴지 않고 불매운동을 제안한다.

- 대기업 트위터 때문에 골머리

최근 트위터에서 시작돼 포털까지 이슈가 된 것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트위터의 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 한복출입 금지 사건이다.

홍보 담당자들은 트위터에서 시작된 사건을 맞닥트리면 일단 당황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털만 해도 기사를 내려달라는 로비를 할 수 있지만 트위터에서는 트윗을 모두 내릴 수도 없다. 실제 신라호텔도 트위터 등 SNS 홍보를 하지 않아 한복사건이 일어났을 때, 속수무책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SNS 홍보를 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우회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트위터의 힘이 커지면서 각 기업의 홍보팀들은 SNS 홍보를 공부하는데 혈안이 돼 있다. 특히 소비재 산업의 경우, 입소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SNS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넷심만 잡으면 됐다. 앞으로는 넷심은 물론 트윗심까지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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