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고이즈미, 차기총리감 '급부상'…솔직한 아베 비판 주목

2018-04-01 20:30

add remove print link

그는 아베 총리의 사학스캔들과 무리한 개헌 추진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부간사장 / 이하 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부간사장 / 이하 연합뉴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스캔들과 국제 외교안보에서의 재팬 패싱(일본 배제)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자민당의 30대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7) 수석 부(副)간사장이 뜨고 있다.

1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최근 아베 총리에 대한 솔직한 비판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사학스캔들과 무리한 개헌 추진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사학스캔들 관련 재무성의 문서조작과 관련해 "자민당은 관료(공무원)에 책임을 몰아붙이는 정당이 아니다. 그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비행으로 '꼬리 자르기'하려는 아베 총리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판한 것이었다.

이어 같은달 18일에는 자민당이 껄끄러워하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의 국회 환문(喚問·소환의 일종)에 대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항할 이유는 전혀 없다. 왜 조작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이어 25일에는 문서조작 사건에 대해 "전후 정치사에 남을 대사건이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고 비판했는 가하면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헌에 대해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무거운 1표다. 제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자민당이 추진하는 지방의원의 후생연금(한국의 국민연금) 가입 문제에 대해 "국민에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되는 시대가 왔는데,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기를 들기도 했다.

고이즈미 부간사장은 이런 솔직한 발언들은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으나, 이로인해 아베 총리로선 더 추락하는 계기가 돼 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의 차남인 그는 수려한 외모와 절제하는 말솜씨,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 등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자민당이 궁지에 몰렸던 작년 10·22 총선 당시 찬조 연설로 동분서주하며 압승의 1등 공신이 됐다.

그는 지난달 요미우리신문과 와세다대 현대정치경제연구소가 발표(1~2월 실시)한 정치인 '감정 온도' 조사에서 아베 총리를 멀찌감치 물리치며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피곤한 표정의 아베
피곤한 표정의 아베

전·현직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느끼는 감정을 0도에서 100도가지 매기게 한 결과 그는 60.7도를 기록해 49.7도의 아베 총리를 압도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상황에서 그동안 '차차기' 혹은 '차차차기' 총리 후보로 예상됐던 그는 최근들어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달 여론조사의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는 22%의 지지를 얻어 각각 25%와 24%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아베 총리에 육박했다.

또 교도통신의 조사에서는 비슷한 항목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25.4%)에 이어 2위(23.7%)에 오르며 아베 총리(21.7%)를 제쳤다.

다만 그가 아직 젊은 나이인 점과 파벌에 속해 있는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장 아베 총리의 다음 자리를 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이시바 전 간사장 등 포스트 아베 주자들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차기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그는 총리 자리에 오르겠다는 야망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