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사퇴는 금융 적폐청산 중단이 아닙니다” (정의당 데스노트 등재)

2018-04-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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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김기식 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 연합뉴스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 연합뉴스

정의당이 이른바 '데스노트'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이름을 올렸다. 정의당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김기식 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쪽으로 당론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 '우군'으로 불리는 정의당마저 김기식 원장에게 등을 돌린 것이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간 문재인 정부 논란의 인사들에 대해 정의당이 사퇴 촉구 입장을 결정하면 종종 현실이 됐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정의당 결정을 '데스노트'라고 부르고 있다.

안경환(법무부)·조대엽(고용노동부)·박성진(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내정자 등이 정의당 결정 이후 낙마한 사례로 꼽힌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2일 김기식 원장 거취 관련 브리핑에서 "금융 적폐청산을 위한 김기식 원장 개인적 능력이나 지난 행보가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나 금융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능력과 함께 칼자루를 쥘만한 자격을 갖춰야 수행이 가능하다"며 "과거 관행이었다는 핑계로 자격이 부족한 것을 부족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기식 원장 사퇴가 금융 적폐청산 중단이 아닌 더 가열찬 개혁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더 나은 적임자를 물색해 금융 적폐청산을 힘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식 원장 거취 관련 정의당 입장 전문이다.

오늘 정의당은 상무위원회 회의를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융 적폐 청산을 위한 김기식 원장의 개인적 능력이나 지난 행보가 부족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금융 적폐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능력과 함께 칼자루를 쥘만한 자격을 갖춰야 수행이 가능하다. 단지 과거의 관행이었다는 핑계로 자격이 부족한 것을 부족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기식 원장의 사퇴가 금융 적폐 청산의 중단이 아닌 더 가열찬 개혁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더 나은 적임자를 물색해 금융 적폐 청산을 힘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근본적 개혁이라는 준엄한 소명을 안고 출발했다. 집권 11개월이 넘어감에도 국민들이 보내는 탄탄한 지지는 개혁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라는 매서운 채찍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더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바란다.

이번 일을 핑계 삼아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는 자유한국당에게 경고한다. 새로운 인물로 더욱 강력한 금융 개혁은 단행될 것이다. 빠른 시일 안에 국회 정상화에 협조하기 바란다. 이번 일을 두고 계속 어깃장만 놓는다면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의 국민 심판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김기식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5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수차례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미국·유럽 출장에 동행한 여성 인턴이 승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야권은 김기식 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임명 철회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기식 원장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은 편이다. 12일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김기식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약 5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11일 하루 동안 전국 성인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부적절한 행위가 분명하므로 김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50.5%로 집계됐다.

반면 '재벌개혁에 적합하므로 사퇴에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은 33.4%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1%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