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선 댓글부대 까줄까?” 드루킹이 페북에 남긴 협박성 주장

2018-04-17 14:40

add remove print link

드루킹 논란이 지난 19대 대선판으로 번질지 주목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댓글 조작사건을 벌인 혐의를 받는 파워 블로거 '드루킹' 김모(48) 씨가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SNS에 남긴 말을 한국일보가 17일 보도했다. "2017년 대선 댓글부대"라는 주장도 포함돼 있어, 드루킹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선판으로 번질지 주목되고 있다.

드루킹, 대선 전부터 여론조작 정황… 의심스러운 행적

보도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진짜 까줄까?"라는 주장을 남겼다. 이 내용을 두고 폭로 암시나 협박 등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일보는 드루킹이 지난해 5월 19대 대선 이전부터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려 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논객 A씨가 SNS에 올린 글을 전했다.

A 씨는 "김 씨(드루킹)가 지난 대선 경선 무렵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접근,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약속했다"며 "일부 의원은 드루킹이 민주당을 오래 지지해 온 유명 블로거임을 파악한 뒤 제의를 수락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식 선거운동원으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드루킹은 2016년 12월부터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글을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부터는 본인이 주축으로 활동한 블로그 '경인선(經人先)'에서 문 대통령 지지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이 운영하는 블로그
드루킹이 운영하는 블로그

드루킹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대선이 끝난 이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은 자신이 알고 있는 특정 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드루킹이라는 분이 직접 찾아와 인사와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했고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김경수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일반적인 영사와 달리 규모도 크고, 정무·외교 경험이 있는 분이 가야 하기 때문에 이 분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고, (드루킹에게) 그대로 전달을 했는데 문제는 그때부터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그랬는데, 드루킹은 '우리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될지 보여줄 수 있다'는 반위협적 발언을 해 황당했다"고 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 뉴스1

청와대도 드루킹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출입기자들에게 "김 의원 말대로 인사수석실로 추천이 들어왔고, 자체 검증을 했으나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기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드루킹은 인사 추천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보복 차원에서 댓글 조작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17일 드루킹 등 3명을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기소했다.

더불어민주당원으로 확인된 드루킹과 공범 2명은 지난 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을 클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들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수사는 계속 벌이기로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