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음식 주워먹었는데 1급 발암물질로 닦은 식탁이라고?” 대한항공 기내 청소 노동자가 한 말

2018-04-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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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기내 청소노동자 폭로가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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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거기에 음식 떨어지면 그냥 주워 먹고 손으로 쓱쓱 만지고 빵 뜯어먹고 이랬던 거예요?"

"맞습니다. 청소 노동자들도 그렇게 위험한 성분인 줄 몰랐어요"

대한항공 기내 청소노동자 폭로가 충격을 주고 있다.

유튜브, 김현정의 뉴스쇼CBS

김태일 한국공항 비정규직 지부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청소 하청업체에서 5년간 근무했는데 1급 발암물질이 함유된 '템프'와 'CH2200'으로 기내 식탁을 닦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템프'는 기내 식탁과 의자의 얼룩을 지우는 데 썼다고 한다. 타일이나 금속에 묻은 이물질을 긁어내는 데 쓰이는 산업용 연마제다. 제조사가 밝힌 MSDS(화학제품의 물질정보를 담은 문서)를 보면, 템프의 주성분에는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과 쿼츠(Quartz)가 포함됐다.

쿼츠는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유럽연합에선 사용 금지다. 에틸렌글리콜은 여성의 반복 유산과 불임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김 지부장은 청소 때 사용한 약품이 위험한 것인지 청소노동자들은 "아무도 몰랐다"면서 "10년 넘게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장갑을 끼고 일하면 미끄러지고, 식탁 같은 게 잘 닦이지 않아 관리자들이 장갑을 못 끼게 하고 일을 시킨다"고 덧붙였다.

김 지부장은 발암물질 피해가 직원들에게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는 "1년 안에 암으로 퇴사한 청소 노동자가 5명이다. 비행기 유해물질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상태"라고 말했다. 템프와 CH2200은 대한항공 청소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로 지난해 7월 이후 사용이 중단됐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