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마약밀수 입건유예, 이런 사례는 없었다”

2018-04-25 08:10

add remove print link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더라도 최소 집행유예 정도는 받는 게 정상적인 사건 처리”

이하 MBC 'PD수첩'
이하 MBC 'PD수첩'

걸그룹 투애니원 박봄(34) 씨가 과거 마약밀수를 입건유예받은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4일 MBC 'PD수첩'은 박봄 씨가 2010년 10월 국제 특송우편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 82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하려다 적발된 사건을 다루었다. 당시 박봄 씨는 입건유예로 처리돼 처벌을 피했다.

암페타민은 피로와 식욕을 낮추는 각성제 중 하나다. ADHD나 기면증, 우울증 치료에 쓰이기도 하지만 일명 필로폰으로 알려진 메스암페타민의 주성분이며, 오·남용할 경우 중독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돼 사용할 수 없다.

박봄 씨와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서 몇 년 동안 처방받았던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불법인지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2014년 소속사 대표 양현석 씨는 7월 1일 블로그를 통해 "박봄이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받은 과정에서 문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배승희 변호사는 "박봄이 미국에서 대리 처방을 받았고, 젤리류와 섞어서 반입했다. 검찰에서 입건유예가 된 건 일반 사건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당시 박봄과 똑같이 치료를 목적으로 암페타민 29정을 반입했던 삼성전자 직원은 구속기소됐다.

조수연 변호사는 "입건유예는 사건 번호도 안 집어넣었단 말이다. 암페타민 82정을 입건유예한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 케이스는 없다. 입건해서,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더라도 최소 집행유예 정도는 받는 게 정상적인 사건 처리"라고 말했다.

'PD수첩'은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인천지검장이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라고 밝혔다. 김학의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 때 검찰총장 유력 후보였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월 6일 김학의 전 차관 성접대 의혹을 사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