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영화 주인공도 아이돌 외모...전형성 탈피”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 인터뷰

2018-05-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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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트리 '이언경의 작은 방 큰 토크'에서는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이 출연했다.

유튜브, 위키트리

5·18 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아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공개된 위키트리 정치토크쇼 '이언경의 작은 방 큰 토크'에서는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이 출연했다.

이하 위키트리 전성규 기자
이하 위키트리 전성규 기자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이철수 의문사 이후 시간이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희수(김꽃비)가 잊힌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휴먼 드라마다.

1980년과 2018년이 교차되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광주의 아픔을 보여준다.

이하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이하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은 전라남도 화순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보내며 직접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했다. 당시 고3이던 박 감독은 1995년 처음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여곡절 끝에 3년 전부터 제작에 들어갔으며 두 차례의 스토리 펀딩으로 약 4000명이 넘는 국민들의 지원을 받아 지난 16일 개봉하게 됐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국민제작영화'라 부르는 이유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두 모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 이철규 열사 의문사 사건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고 이철규 열사 의문사 사건은 1989년 10월 5일 조선대 교지편집위원장 이철규 씨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이다.

1989년 사건을 1980년이 배경인 '5·18 광주 민주화운동'와 함께 엮은데 대해 박 감독은 "시간과 공간을 섞어 80년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영화가 '이철규 열사의 이야기다'라는 시각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며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80년대 정국의 키워드를 '의문사'로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0년대 의문사를 상징하는 인물이 영화 속 철수인 셈이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영화만큼이나 배우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철수 역을 맡은 배우 전수현 씨는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했다.

철수 역 배우 전수현
철수 역 배우 전수현

박기복 감독은 캐스팅 비화를 소개하며 "80년대 운동권 학생 역할이라니깐 다들 80년대 (분위기의) 배우들만 몰려왔다"며 "기존에 전형적인 틀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아이돌 스타일에 키도 180cm가 무조건 넘어야 하고 얼굴도 우유만 먹고 자란 느낌으로 무조건 뽑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기복 감독은 "군계일학이라고 보니깐 전수현 씨가 딱 튀었다"며 "연기도 잘하고 무엇보다 성실했다. 작품에 대해 이해하고 분석하려고 했다"며 전수현 씨에 대해 평가했다.

전수현 씨는 지난달 18일 열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작보고회에서 "1980년대 사람들의 상황과 감성을 어떻게 표현해야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질까 고민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전수현 씨는 실제 5·18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유가족이다. 전수현 씨의 외조부는 시민군으로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으며 당시 참상과 고문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작고했다.

전수현 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 캐스팅 전화를 받고 외할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희수 역의 김꽃비 씨와 젊은 명희 역의 김채희 씨는 오늘(18일)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사회자로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명희 역 배우 김채희
젊은 명희 역 배우 김채희
희수 역 배우 김꽃비
희수 역 배우 김꽃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문재인 대통령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직접 응원한 영화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11월 2일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는 광주를 방문해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을 만났다.

문재인 후보는 영화 시나리오에 "대박나십시오. 응원합니다"라는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박기복 감독과 문재인 대통령
박기복 감독과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사인
문재인 대통령 사인

마지막으로 젊은세대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박 감독은 "국가 폭력이라는 건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냥 광주에서 살았고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세월호도 마찬가지고..."라고 답했다.

또한 "어느 순간 사회와 정치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걸 생각해보면 젊은 친구들도 그런 상황에 닥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영화를 통해)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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