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회장 “미국은 분열돼 있다... 트럼프도 책임”

2018-05-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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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어떤 종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자문해봐야 할 중요한 문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29일(현지시간) 하루 미국 내 직영매장 8천여 곳의 문을 닫고 인종차별 예방교육을 한 스타벅스의 하워스 슐츠(64) 회장이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슐츠 회장은 30일 CNN 방송에 나와 "미국에서 유색 인종과 백인(코커시언) 간의 인종적 분열, 그리고 불평등은 꽤 오랫동안 지속한 문제였다"면서 "우리 스스로 어떤 종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자문해봐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내 관점에서는 우리가 모든 미국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나라에서 살기를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슐츠 회장은 미국 내에 존재하는 '인종적 분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행동과 언어가 사람들에게 그걸 그대로 카피해도 된다는 면허를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슐츠는 최근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인종주의와 차별을 논의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에게 교육적이고 참여적이며 더 나은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슐츠는 2016년 현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에게 일선 경영을 물려주기 전까지 CEO를 맡아온 스타벅스의 산증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뽑는 올해의 경영자로 선정되는 등 미 기업인 중 명망이 높은 인사다. 2020년 차기 대선에서 범 민주당 쪽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앞서 스타벅스는 미 전역 8천여 개 매장의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반편견 교육을 실시했다.

직원 17만여 명은 반편견 교육분야 전문가와 활동가로부터 4시간에 걸쳐 다른 성별이나 인종의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 은연중에 가졌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털어놓고 솔루션을 찾아보는 훈련을 받았다.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지난달 필라델피아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흑인 남성 2명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있었다며 직원이 이들의 화장실 사용 문의를 거절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이 연행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스타벅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에 슐츠 회장은 음료를 구매하지 않아도 매장에 앉아있거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 연합뉴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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