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있는 자리서 '작심 발언' 쏟아낸 경제부총리 (최저임금 문제)

2018-06-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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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는 '대한민국 경제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있는 자리에서 최저임금 문제 관련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는 취지 발언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대한민국 경제 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조선일보는 정부 고위관계자 말을 토대로 김동연 부총리 당시 발언을 보도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도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김동연 부총리는 당시 "가격(최저임금)을 올리면 수요(일자리)가 영향을 받는 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고용과 소득에 단기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정책적인 보완 방안을 내면서 반대 목소리를 달래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또 다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는 건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부총리 발언을 전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조선일보에 "(김동연) 부총리가 참았던 말을 다 했다"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인사들이 최저임금 인상 충격은 확인된 바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자 강하게 반박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론'이 제기됐다. 그러자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부 언론이 오늘 재정전략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김동연 부총리 '판정패'나 '패싱'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김 부총리가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왼쪽)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최저임금 인상 우려를 반박했다.

문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긍정적 효과 90%"… 비판 정면돌파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 고용이 줄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일 수 있다. 보완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실패라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는 진단이 성급하게 내려지고 있다"며 "고용된 근로자 임금은 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긍정적 효과가 90%다. 당과 정부는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과 보완책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최저임금 6470원보다 16.4%가 오른 금액이다. 인상률은 16.6%를 기록한 2000년 9월~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