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부모님이 무차별 폭행 당했습니다” 딸이 올린 청와대 청원

2018-06-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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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청와대 청원게시판

대구에서 50대 부부가 20~30대 청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부의 딸은 "경찰이 쌍방폭행이라며 오히려 사과하라더라"라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4일 '제2의 광주폭행사건은 없어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청원 글에서 글쓴이는 "대구에 사는 피해자 부모님 딸이다"라며 "4월 중순경 부모님이 모임이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상대방과 시비가 붙었다"라고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부부는 전조등이 너무 밝다며 상대방에 꺼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기분이 나빠진 상대방이 부부를 불러세워 다짜고짜 성적 모욕감을 주는 욕을 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50대 후반의 나이인 저희 부모님은 20대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었고 사과하고 미안하다고 보내달라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주변 목격자들에 따르면 치료비는 얼마든지 줄 테니 죽을 때까지 때리라며 무차별적으로 손목을 꺾고 발로 차며 폭행은 계속됐다"라고 썼다.

글쓴이는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분들이 차에서 내릴 때도 술냄새가 난다고 진술했지만 음주 측정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형사님게선 저희 엄마아빠 보고 자기 결혼기념일이 있고 상당히 바쁘니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했다"라고 썼다.

이어 "(부모님께) 왜 건장한 남성들한테 말을 붙이냐고 오히려 더 뭐라고 했다. 잔뜩 기가 죽은 우리가 진술실로 따라갔고 그때부터는 갑자기 시나리오를 만들어주시며 팀대 팀으로 싸운 거니 쌍방으로 사건 마무리할게요 라고 하셨다"라고 주장했다.

영남일보가 보도한 약 1분 가량 CCTV 영상을 보면 한 무리의 청년들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폭행을 하는 장면이 나와 있다. 옷을 잡아 바닥에 질질 끌고 가기도 하고 발로 차는 모습도 담겼다.

네이버TV, 영남일보 '대구폭행사건'

키가 작은 여성이 그 중 한 청년에게 다가가 뺨을 때리는 장면도 나왔다.(영상 35초) 뺨을 맞은 청년은 곧바로 여성 머리채를 잡더니 바닥에 내팽개쳤다. 부부는 저항했지만 오히려 밀쳐져 땅바닥에 쓰러졌다.

글쓴이는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하니 형사님이 언론에 제보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싶냐고 겁을 줬다"라며 "그렇게 한두 달 끙끙 앓다가 결국 결과 나온 거 보니 쌍방폭행에 벌금형이라고 약식 기소 명령이 나왔다"라고 했다.

글쓴이는 "저희 부모님은 일도 못 가고 집에서 두 달 째 매일 정신적 피해와 고통으로 시달리고 있다"라며 "재수사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영남일보 4일 보도에 따르면 남편 이 씨는 코뼈가 부러졌고 아내 김 씨는 왼쪽 갈비뼈 2대가 부러져 각각 전치 3주, 4주 진단을 받았다. 아내 김 씨는 바닥에 머리를 수 차례 부딪혀 두 번이나 실신하기도 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