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시간 단축놓고 이통사·유통업자 이견

2018-06-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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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은 '찬성' LGU+은 '반대'…대리점-집단상가간 의견도 갈려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 시행에 따라 휴대폰 개통시간 단축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이를 놓고 이통사와 대리점, 판매점간 찬반의견이 엇갈린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현행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번호이동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인 전산 운영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휴대전화 유통점 현장 방문 당시 유통업계 종사자로부터 휴대전화 개통시간 단축 관련 건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이동통신 판매점. 사진/뉴스1
서울의 한 이동통신 판매점. 사진/뉴스1

방통위는 지난해 말부터 이통3사와 본격적으로 휴대폰 전산 마감시간 단축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논의가 일단락됐다. 최근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 후 전산 마감시간 이슈는 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현재 이통3사 중에서는 SK텔레콤과 KT는 전산 단축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LG유플러스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인건비 감축과 시장 점유율 방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면 LG유플러스는 수요가 많은 평일 저녁시간대를 지켜 영업을 지속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산운영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사업자는 그만큼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고객 수요가 많은 평일 저녁 시간에 업무를 안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도 줄어든다. SK텔레콤처럼 기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유리한 것이다. 반면 점유율이 낮은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그만큼 추격의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통사 대리점들은 찬성입장인 반면 집단상가들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통사 대리점 직원들은 전산운영 시간에 맞춰 주 6일, 8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300인 이상 사업자가 아니라 당장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진 않는 상황이다.

한 대리점 직원은 "휴일이나 식사 시간, 근로 중 휴식 시간을 제대로 챙기기 어려운 대리점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단상가 등에서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저녁시간 개통은 생존권이 달려있을 만큼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 강변테크노마트 상우회 등 집단상가 업계가 모여 방통위 앞에서 개통 전산 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연합회는 이동통신 종사자 300여명의 탄원서를 작성, 방통위에 전달했다.

home 정문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