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가 아내 세상 떠나자 '미리 써놓은' 묘비명
2018-06-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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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는 '삼김 시대'를 이끌어온 한국 정치의 거목이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삼김 시대'를 이끌어온 한국 정치의 거목이다.
김종필 전 총리가 별세하자 그가 생전에 '미리 써놓은' 묘비명(비문)도 관심을 끌었다.
민주자유당(민자당),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시절 김종필 전 총리를 취재했던 김광덕 전 한국일보 정치부장은 23일 YTN과 인터뷰를 했다. 김광덕 전 부장은 김 전 총리 묘비명 관련 일화를 전했다.
김광덕 전 부장은 "부인 박영옥 여사가 2015년에 돌아가셨다. 그때 돌아가신 이후에 (김종필 전 총리는) 묘비명을 미리 썼다"며 "원래 전 국무총리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국립묘지에 안장되는데 본인은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마누라와 같은 자리에 누워야겠다. 이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2015년 3월 "JP가 미리 써놓은 자기 묘비명"이라는 제목으로 김종필 전 총리 묘비명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는 현재 동아일보 홈페이지에서는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종필 전 총리가 미리 써놓은 묘비명 내용은 이렇다. 원문 대부분이 한자어와 고사성어로 돼 있어 동아일보 측에서 우리 말로 풀어 쓴 내용이다.
한 점 허물없는 생각을 평생 삶의 지표로 삼았으며, 나라 다스림 그 마음의 뿌리를 ‘무항산이면 무항심’에 박고 몸 바쳤거늘, 나이 90에 이르러 되돌아보니 제대로 이룬 것 없음에 절로 한숨 짖는데, 숱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대답하던 사람, 한 평생 반려자인 고마운 아내와 이곳에 누웠노라.
동아일보가 보도한 김종필 전 총리 묘비명 원문은 이렇다.
「思無邪」를
人生의 道理로 삼고
한평생 어기지 않았으며-
「無恒産而無恒心」을
治國의 根本으로 삼아
國利民福과 國泰民安을 具現하기
위하여 獻身盡力 하였거늘-
晩年에 이르러
「年九十而知 八十九非」라고 嘆하며
數多한 물음에는
「笑而不答」하던 者-
內助의 德을 베풀어준 永世伴侶와
함께 이곳에 누웠노라
銘 雲庭 自僎
書 靑菴 高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