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이다" 알바노조가 문재인 대통령 호되게 비판한 이유

2018-07-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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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가자는 맥도날드 종이봉투를 얼굴에 쓰고 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효자동 사진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효자동 사진관'

알바노조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알바노조는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한 문 대통령을 규탄했다.

알바노조는 1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불발 규탄시위'를 열었다. 일부 참가자는 맥도날드 종이봉투를 얼굴에 쓰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신정웅 알바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2017년 대선에서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님.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 당신을 믿고 한 표를 행사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배신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당장 최저임금 노동자들과 영세한 소상공인들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라"며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거짓말 대통령,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정웅 위원장은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다.

신정웅 위원장이 발표한 알바노조 입장 전문이다.

[입장]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일만 원 거짓 공약, 알바들은 기가 막힙니다.

2017년 대선에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님.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 당신을 믿고 한 표를 행사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배신한 것 아닙니까?

2020년까지 1만원 공약을 이야기 한 지 불과 1년 남짓 지났을 뿐인 이 시점에 공약을 포기하는 것이 진정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까? 게다가 최저임금 삭감법까지 밀어붙인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됩니까?

당장 최저임금 노동자들과 영세한 소상공인들 다같이 살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십시오. 그렇지 하지 않으면 당신은 거짓말 대통령, 무능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1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알바노조 기자회견 / 뉴스1
17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알바노조 기자회견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최저임금 관련 대선 공약을 지키기 어렵게 되자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000원대에 접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