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이 올 때마다 신촌은 물바다 될 것”

2018-08-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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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전문가가 지적했다.

28일 물바다가 된 신촌 거리 / 연합뉴스
28일 물바다가 된 신촌 거리 /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는 97㎜ 비가 내려 온통 '물바다'가 됐다. 서울 시내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비가 왔지만 물에 잠긴 곳은 '신촌'이 유일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신촌 일대 배수시설이 디자인 단계부터 잘못됐다"면서 "하수관거 용량만 크면 뭐하느냐. 빗물이 흘러들 빗물받이 구멍이 작고, 숫자 자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2015년 배수시설 재정비 당시, 신촌 현대백화점 일대에는 길이 1146m, 지름 450~1500㎜의 하수관거(오수나 빗물을 모아 처리장 또는 하천으로 보내는 상자 형태의 하수도관)가 신설·확장됐다. 서대문구청은 시간당 90㎜ 강수량에 침수되지 않도록 용량을 늘렸다고 했다.

조 명예교수는 "시간당 90㎜ 강수량에 견딜 수 있다고 큰소리 쳤지만, 30㎜ 빗물도 견디지 못하고 물바다가 됐다"면서 "이것은 앞으로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신촌은 계속해서 물바다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빗물받이 구멍'이 작은 건, 물총 축제 등으로 사람들이 마구 뛰어다닐 때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 작은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낙엽 등 각종 이물질이 쌓이면서 배수구 역할을 제대로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는 원래 가운데가 살짝 높고 양끝이 낮은 구조이지만, 신촌 일대는 축제 거리 조성을 위해 도로와 인도가 평평하게 설계됐다. 이 또한 물이 빠지지 않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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