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 양예원 변호인 인터뷰(영상)

2018-09-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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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원 사건' 스튜디오 실장 고 정모 씨 동생이 심경을 밝힌 가운데 양예원 씨 변호인 이은의 변호사가 입장을 밝혔다.

'양예원 사건' 스튜디오 실장 고 정모 씨 동생이 심경을 밝힌 가운데 양예원 씨 변호인 이은의 변호사가 입장을 밝혔다.

12일 스튜디오 실장 고 정모 씨 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억울하게 죽은 오빠는 7월 14일날 인천해양장에 재가 되어서 뿌려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양예원 씨가) 인천에 바다낚시를 한 거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양예원 씨 측 변호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형사재판 진행 중에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논쟁에는 응대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본인 페이스북에 "양예원 씨는 적어도 우리 사무실을 처음 왔을 때부터 단발머리였다"는 글을 통해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낚시터 속 사진과 양 씨의 머리 스타일이 시점상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기소돼서 형사재판 중에 있는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가 어떤 삶을 살길 바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양예원 씨는 다음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공개 증언을 할 것이다. 형사재판 진행 중에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논쟁에는 응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이은의 변호사는 위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양예원 씨 현재 상태에 대해 밝혔다.

유튜브, 위키트리

이은의 변호사는 "(양예원 씨가) 본인이 말하는 것처럼 답답하고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담담하게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양예원 씨가 짧은 커트 머리로 나타난 데 대해 "(변호인과) 의논해서 한 머리는 아니"라며 "머리에 대한 댓글도 제가 봤다. '머리를 잘랐네', '코스프레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머리를 길러서 나왔으면 뭐라고 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뭘 하고 나와도 뭐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리를 일부러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시면 '그건 아니'라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 그 편견의 기저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최근 양예원 씨가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는 주장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이은의 변호사는 "피해자가 두문불출해야 하나. 자기 일상을 살면 안 되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그 사후 행동이 피해자답지 않다고 평가하는 부류의 이런 공격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가해자 시선에 이입된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친구가 주장하는 게 사실이 아닌 것과 어느 맥락에서 닿아있냐는 거냐.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은의 변호사는 양예원 씨가 비공개 촬영회에 여러 차례 참석하고 스튜디오 실장과 나눈 카톡 대화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유튜브, 위키트리

이 변호사는 "양예원 씨 진술서,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서 혹은 경찰을 통해 다른 고소인 피해자의 진술이나 주장을 들어봐도 이런 부분에서 내용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당시 모델들이) 항의를 하면 촬영의 수위가 낮아지고 통상적인 촬영을 한다. 그러고 다음 촬영 일자를 잡는다"며 "어린 친구들 입장에서는 다음에는 정상적인 촬영을 해주겠다는 건가라는 기대를 할 수 있고 금전적으로 어려운 친구들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촬영에서 상당 부분의 노출이 있으며 나(모델)에 대한 파일을 가진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다. (촬영된 사진이) 유포라도 되지 않게 하려면"이라고 주장했다.

양예원 씨가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회당 2시간 15만원'인 아르바이트 비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돈을 받았으니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 돈이 피해자들이 통상 그 정도 돈을 받고 수용할만한 돈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도 액수를 받고) 피해자가 애초에 이런 상황인 걸 알고 이런 사진을 찍는 것에 동의한 촬영이었냐부터 만지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감수하기로 하고 촬영한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오히려 논리적·경험적 측면에 비추어 보면 이상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위키트리

앞서 이은의 변호사는 양예원 씨 담당 변호인이 아니었다. 카톡 공개 사건 이후 사건을 맡게 됐다.

해당 사건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이은의 변호사는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너 이 사진을 찍을래?', '이 촬영을 할래?'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젊은세대)이 잘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로 이야기해 그럴듯하게 만든 다음에 자기가 원하는 방향의 사진을 찍는다. 그런 상황에서 이 사진을 찍고 나면 뭔가 이런 것이 온당한 것처럼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풍토 위에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살면서 그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이라며 "20세기 사회 속에 21세기 아이들의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이게 유리하지 않으니깐', '남들한테 욕먹을 사건이니깐...' 못 맡겠다는 건 좀 비겁하지 않냐는 생각으로 해당 사건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사내 성희롱 피해자 출신 변호사다. 삼성과 4년간 법적 다툼을 하고 2009년 승소했으며 이후 로스쿨 입학을 준비해 2014년 1월 제3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이은의 “성폭력 가해자와 싸우더라도 내 삶 잃지 말아야” (영상)
* 영상 취재 : 이언경,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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