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축구 커뮤니티 '아이러브사커' 16년 만에 폐쇄

2018-10-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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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처음 개설돼 인기를 누렸던 '아이러브사커(알싸)'
운영진 실수로 회원 탈출 가속하면서 생존에 위기

아이러브사커 캡처
아이러브사커 캡처

국내 최대 커뮤니티 '아이러브사커(이하 알싸)'가 개설 16년 만에 문을 닫는다.

알싸 운영진은 11일 공지를 올려 "아이러브사커 운영진은 오랜 고민과 의논 끝에 카페의 잠정 폐쇄를 결정했다"라며 "그동안 아이러브사커를 사랑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수많은 회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발표했다.

운영진은 "추후 아이러브사커 잠정 폐쇄와 관련된 추가 공지로 찾아 뵙겠다"고 덧붙였다. 운영진은 '잠정 폐쇄'라고 했지만, 아이러브사커 활동 회원이 대부분 다른 축구 커뮤니티로 옮긴 상태에서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많다.

아이러브사커는 지난 2002년 8월 다음 카페에 아이디 '월드사커'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개설했다. 한일 월드컵 축구 붐과 함께, 2016년까지 13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며 최대 축구 커뮤니티로 군림했다.

축구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수많은 축구 팬들이 이곳에 글을 남기고 토론을 하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축구기자, 축구 평론가, 축구 선수들도 거의 대부분 이곳에 가입해 글을 검색해볼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2016년 5월 운영진과 회원 사이에 카페 운영 방침을 놓고 충돌이 빚어지면서 대규모 회원 이탈 사태가 벌어졌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일이었기에 운영진이 재빨리 조치를 취했다면 금방 가라앉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운영진의 강경한 태도에 회원들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해 '아이라이크사커'라는 새 커뮤니티로 옮겨갔다. 현재 '아이라이크사커'는 '樂 SOCCER'로 카페명을 바꾸었다. '락싸'라는 별칭으로 다음 사이트 최대 축구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회원 수는 약 17만으로 '알싸'의 9분의 1 수준이다.

알싸 폐쇄 소식에 일부 축구팬들은 아쉬워하거나 항의하는 댓글을 공지문에 달았다.

아이디 '박**'는 "운영자 하나 때문에 역사 깊은 카페 하나가 이렇게 사라지네..."라고 적었다. 아이디 'Sch****'는 "많은 사람들이 십수년간 써놓은 수많은 글들은 남겨두고 언제든 볼 수 있게 해주시길 부탁한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기록들"이라고 부탁했다.

아이디 '딜*'은 "좋다고 양도받을 때는 언제고 무책임하게 잠정 폐쇄하시네요. 남아있는 자료 많아서 이용하는 회원들도 있는데 말이죠. 다른 분한테 넘기세요"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아이디 "Eden******'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 불을 질러버리시네"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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