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사이트 DNS 차단 실효성 제로... “DNS 우회 앱 100만 다운로드 돌파“

2018-10-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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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S 우회 앱, 100만 다운로드 넘는 것도 있어... 박선숙 의원 “요란하게 홍보만 했다” 지적
박 의원 “DNS 우회는 대중화된 방법... 현실 감안한 규제와 대책 필요” 강조

정부가 불법 음란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한 DNS 차단 방식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경찰청은 온라인상의 불법 촬영물(몰래카메라) 유포를 막기 위해 불법 음란사이트 접속을 차단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날 정부는 "이번 조치로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 불법 음란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찰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제보받은 주요 음란사이트 216개 중 폐쇄되지 않은 곳들이 차단 대상이 됐다.

DNS 차단은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한 사이트 도메인 주소가 불법 사이트에 해당되면 해당 주소의 인터넷 프로토콜(IP)으 경고 사이트 IP로 변경해 접속을 막는 방식이다.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 접속 차단에 적용된 바 있다.

현재 불법 음란사이트 DNS 차단 작업은 경찰청 주도하에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노력의 실효성이 '제로'라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DNS 우회'만 검색해도 DNS 우회 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중 특정 앱의 경우 30일 현재 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글 앱스토어 캡처 화면 / 박선숙 의원 제공
구글 앱스토어 캡처 화면 / 박선숙 의원 제공

박선숙 국회의원(바른미래당·비례대표)은 "실제로 우회 앱 실행 시 버튼 한 번이면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치를 취한 차단을 우회하여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접속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관계부처들이 '이번 조치로 해외 불법 음란사이트 접속은 어려울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앱 관련 주무부처인 방통위에서는 이 같은 DNS 우회 방식의 앱 현황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선숙 의원은 "DNS 우회 방식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놓아 DNS 우회 앱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다"라고도 했다.

특히 정부의 DNS 차단 발표 이후 구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는 기기별로 차단 조치를 피할 수 있는 우회 방법, 앱 등이 자세히 소개된 게시물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선숙 의원은 "관계부처들이 요란하게 서버 차단 등에 대한 성과를 홍보했지만 DNS 우회를 통한 사이트 접속은 일반인들에게 대중화된 방법이었다"라며 "현실을 감안한 규제와 대책이 마련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통위에서는 이 같은 DNS 우회 방식의 앱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home 서용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