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실종 대학생' 시신 발견 전 고교 동기들이 올렸던 청원
2018-11-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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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안일한 수사를 이어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 이어져…
동창들, “경찰은 이제 더이상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는다”

서울 송파구에서 실종됐던 대학생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 전 고교 동창들은 관할 경찰서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14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석촌호수에서 물속 수색작업을 벌이던 낮 12시 18분쯤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시신이 지난 8일 실종 신고된 조모(20·남) 씨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이 발견된 후 경찰 측이 부실하고 안일한 수사를 이어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자신이 실종됐던 조모 씨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A 씨 외 16명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실종된 조군에 대한 효율적이고 신속한 수사 촉구'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다.
A 씨는 서두에 조모 씨 어머니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므로 이 청원이 어머니 시점에서 서술됐다고 밝혔다.
청원에서 A 씨는 조모 씨가 실종된 후 "실종 기간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사태가 위중해지고 있다"며 "그런데 경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로 실종자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하루하루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청원에 따르면, 조모 씨 모친은 지난 8일 오후 5~6시쯤 남양주경찰서로 실종신고를 했다. 그날 밤 9시쯤 남양주경찰서에서는 조모 씨 사진을 보내 달라고 했다.
이후 남양주경찰서가 아닌 송파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석촌호수 근처를 수색해본다고 했지만 연락은 없었다.
실종 다음 날인 지난 9일 모친이 남양주경찰서에 연락했지만, 해당 서에서는 주변 친구들, 가족, 여자친구 문제를 묻더니 가출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조모 씨 핸드폰 위치추적과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에 영장을 요청했다. 경찰은 계속 전화를 했던 모친에게 "경찰이 먼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
실종 사흘째였던 지난 10일에도 경찰에서 온 연락은 없었다.

지난 11일 모친은 남양주경찰서로 향해 "CCTV 확인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남양주경찰서 측은 "실종된 장소는 송파이므로 송파경찰서에서 CCTV 확인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모친이 송파경찰서로 향했지만 아무도 무슨 일인지 모르고 있었다. 송파경찰서 측은 모친이 조모 씨 이름을 말하자 컴퓨터로 확인하더니 "여기 있네"라고 하며 그제야 CCTV 확인을 시작했다.
송파경찰서에서 보여준 CCTV는 단 한 장면이었다. 이 영상에서 조모 씨는 불광사 교육원 앞에서 주황색 택시를 탔다. 영상 속 택시는 번호판 확인이 어려운 상태였다.
송파경찰서 측은 이에 CCTV를 확인해줬으니 "택시를 찾는 것은 관할인 남양주서에서 할 일이다"라며 "남양주경찰서에 가서 찾아달라고 하라"고 했다.
어머니는 이에 다시 남양주경찰서를 향했다가 "실종장소가 송파가 맞으니 다시 송파에 가서 CCTV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다음 날인 지난 12일에 송파경찰서에서 다시 CCTV를 확인해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지난 13일 A 씨는 청원 글을 올리며 "경찰은 이제 더이상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는다"라며 "수사 방향이 무언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사건을 처음 접수했던 경기 남양주경찰서 측은 위키트리에 의혹을 부인하며 "지난 8일 오후 6시에 실종 접수가 되자마자 바로 공조를 진행했다"며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어머니 진술을 청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조모 씨 친구들을 모르고 있어 오후 8시 30분쯤 조모 씨가 다니던 대학 조교에게 전화하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다음 날인 9일 오전 9시, 오후 8시, 오후 9시쯤 어머니에게 전화해 조모 씨가 아르바이트를 어디서 하냐고 묻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남양주경찰서 측은 CCTV 확인에 대해 "어머니에게 송파경찰서에 가라고 한 것이 아니라 직접 CCTV를 확인하기 원했다"며 "남양주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CCTV 화질이 흐리기 때문에 송파서에서 확인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 측은 논란에 "미룬 것이 아니라 CCTV나 핸드폰 위치 값이 나오면 전국 모든 경찰서가 공조를 하고 있다"며 "9일날 송파서에 공조 요청이 와서 수색을 진행했고 14일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송파경찰서는 "실종팀이 4교대기 때문에 사건 초기에는 모를 수 있다"며 "실종신고가 매일 들어온다. 그 건에만 매달리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하고 이모가 왔을 때 모시고 현장 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