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풀 포기하지 않은 진짜 이유

2019-0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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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수익은 200억원 규모...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관측
노림수는 연간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시장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수도권 차량 이동량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 뉴스1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수도권 차량 이동량을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 뉴스1

택시기사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카풀서비스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연간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모빌리티 시장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7일 테스트버전으로 출시된 '카카오 카풀'은 탑승자가 운행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의 약 20%를 수수료로 받는다. 만약 5만명의 카풀 운전자가 하루 2회, 회당 2만원(기본료 3000원)의 운행비를 번다면 카카오는 하루 최대 1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영업일수 20일 기준으로 한달 수익은 2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운전자가 왕복으로 카풀을 운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에 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카카오택시의 경우도 지난 2015년 론칭한뒤 3년간 무료로 서비스하다가 최근에 1000원을 더 내면 빠른 배차를 해주는 유료서비스를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년간 100여명에 달하는 직원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300억원 가까이 적자를 냈기 때문에 1000원 유료서비스와 카카오 카풀로 적자를 만회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런데 왜 카카오는 적자가 나는 택시호출 서비스에 이어 카풀서비스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일까. 그 이유는 방대하게 축적되는 '데이터'에 있다. 카카오는 지난 3년간 서울 주요 지역의 택시유입량과 카카오택시 운행량, 대리운전기사들의 이동경로를 바탕으로 상권분석 빅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빅데이터는 맞춤형 광고서비스의 기반이 되고 있다.

결국 카카오는 당장의 수수료보다 카풀서비스를 통해 보다 풍부한 차량운행 관련 빅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노림수인 것이다. 관련업계는 단순히 차량교환·정비 외에도 자율주행 관련 광고시장까지 더할 경우 현재 8조원에 머물고 있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10년 이내에 1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연간 1000만원의 차량 유지비용을 내고 있는 1800만대의 일반 승용차는 향후 공유경제를 통해 연간 180조원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서 "시장이 커지게 되면 훨씬 작은 택시시장을 두고 서로가 싸울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카오가 카풀을 통해 일반 운전자의 운행기록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자율주행기술을 고도화할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유·정비 등 자동차 산업에서 필요한 정보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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