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에 아이 두고 떠난 엄마들이 남긴 편지

2019-01-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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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의인상' 받은 이종락 목사 행보
10년째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이종락 목사

이하 주사랑공동체베이비박스 유튜브 영상 캡처
이하 주사랑공동체베이비박스 유튜브 영상 캡처

'LG 의인상'을 받게된 이종락(65) 목사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 목사는 대한민국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해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살펴온 인물이다.

LG복지재단은 '베이비박스'를 10년째 운영해 생명을 보호해 온 이종락 목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베이비박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된 산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상자 모양의 생명보호 장치다.

유튜브, 주사랑공동체베이비박스

이 목사는 지난 2009년 서울시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에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이래, 현재까지 1519명의 아기를 보호했다.

그는 "미혼모들이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문화적, 환경적 부분이 마련돼야 한다"고 이날 위키트리에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유기된 신생아가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는데 정부가 그 아이들에 대한 구체적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 목사는 아이를 데리고 베이비박스를 찾아오는 미혼모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미혼모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고 '베이비박스'까지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이 아이만큼은 살려야겠다'는 엄마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엄마들로부터 지켜진 아이들을 '베이비박스'로 보호한 것"이라고 했다.

'베이비박스'에 아이와 함께 남겨진 편지들이다.

이하 주사랑공동체
이하 주사랑공동체

이 목사는 '임산부 지원 및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임산부 지원 및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은 비밀 혹은 익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고, 이러한 내용이 부모의 가족관계등록부상 나타나지 않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보건복지부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이 목사는 "'임산부 지원 및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면 현행 입양특례법상 출생신고 문제로 유기된 아이들이 줄고, 많은 생명들이 보호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는 보호자를 설득해 아기를 다시 데려가도록 하기도 하고, 이들 보호자에게는 자립할 수 있도록 생활비와 육아용품을 지원해오기도 했다.

주사랑공동체교회는 시설이 좁고 아이들이 살기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정식 보육 시설 허가를 받지 못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100% 개인이나 단체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목사는 "1년에 3억 7000여만 원 정도가 든다"며 "후원금으로 현재 63 가족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박스'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원봉사 안내는 주사랑공동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