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암호화폐' 나오나… 삼성의 움직임이 뭔가 심상찮다

2019-04-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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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코리아 “삼성전자,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 중”
자체 암호화폐 공식화한 페이스북·텔레그램처럼 삼성코인 나오나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이 과연 암호화폐를 만들 것인가.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코인데스크코리아가 23일 보도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한겨레 계열의 블록체인 미디어다.

메인넷은 기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더리움, 퀀텀, 리플 등의 암호화폐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메인넷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트론이나 비체인은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파생돼 만들어졌다. 상당수 암호화폐는 이더리움 등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토큰을 제작해 ICO(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를 진행한다.

메인넷을 구축하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는 삼성이 메인넷을 구축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 자체 암호화폐를 만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해 암호화폐 생태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매체는 삼성전자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가 이 회사 무선사업부 소속의 블록체인TF가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코인데스크코리아에 “블록체인TF가 몇가지 모델을 만들어놓고 검토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여러번 테스트를 해서 이미 돌아가는 게 여러가지”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블록체인 메인넷은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인사는 “갤럭시S10 암호화폐 지갑도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을 지원한다”며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메인넷을 구축하는 목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매체는 내부적인 실험 단계라 개발 목표가 명확히 정해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인사는 “당장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 B2B(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로 생각 중인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향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갈 수도 있지만, 당장은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혼합한 하이브리드식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면, 여기서 발행되는 일명 ‘삼성코인’을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수도 있다”면서 “개인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관건은 정부의 입장이다. 현재 정부가 사실상 암호화폐를 규제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IT 기업인 삼성전자가 선도적으로 암호화폐를 만들기엔 부담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라인이나 카카오 그라운드X 등 이미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곳들이 있지만, 이들은 법제가 미비한 한국 대신 일본의 법인을 통해 암호화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이라는 기업 자체가 다른 기업의 규모와 차원을 달리한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등 유명 기업이 암호화폐를 만들겠다고 밝힌 이상 삼성도 언젠가는 암호화폐 발행을 공식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이라는 막강한 결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를 비롯해 여러 암호화폐의 지급 결제 시스템이 삼성페이에 추가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삼성전자가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면 사전에 인증된 제휴사들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일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지난 2월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자사의 기업 고객들 간의 금융거래에만 사용할 암호화폐 JPM코인을 몇달 안에 발행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