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도수도 낮췄으면서… 참이슬 출고가 대폭 인상 논란

2019-04-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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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가만앉아서 막대한 영업이익 개선효과 거둘듯
음식점에서 4000원짜리 소주 사라지고 5000원 대세 될 듯

참이슬의 가격이 대폭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 하이트진로 제공
참이슬의 가격이 대폭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 하이트진로 제공

한국의 대표 소주인 참이슬의 가격이 대폭 오른다. 알코올 도수를 크게 내렸으면서도 가격은 되레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음식점 소주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애주가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3년 5개월 만에 소주 출고가격을 6.45%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1,015.70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했다”면서 “3년 여 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했으나,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늘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액 1조8856억원, 영업이익 9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2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6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대폭 늘었다. 22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무려 74.88%나 증가했다.

하이트진로가 만드는 소주의 도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원가상승 요인이 많다는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 17도짜리 제품을 지난달부터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7.8도에서 17.2도로 내린 뒤 1년 만에 또 도수를 내렸다.

도수를 낮추면 소주 제조회사의 이익이 크게 올라간다. 참이슬과 같은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틸알코올 95%)에 물을 섞어 만든다. 알코올 도수를 내리면 주정 투입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값이 0.6원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똑같이 취하려면 더 많이 마셔야 하기 때문에 판매량도 늘어간다.

하이트진로의 연간 소주 판매량은 20억병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것만으로도 많게는 천문학적인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연 만큼 다른 업체 역시 소주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주류는 ‘처음처럼’의 출고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음식점에서 참이슬을 비롯한 희석식 소주는 4000~5000원에 팔리고 있다. 소주 출고가가 대폭 오른 만큼 4000원짜리 소주가 사라지고 5000원짜리 소주가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누리꾼들은 “알코올 도수가 내려가면 소주 값을 내리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참이슬의 가격 인상을 비판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