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 가게들 앞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다. 이 가림막은 부동산개발업체가 경매를 거쳐 모루과자점 앞의 토지를 매입하고 재산권을 행사해 설치한 것이다. 이 땅 면적은 약 9평 정도다.
문제는 이 가림막이 인근 가게 3곳 입구를 거의 막아 영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가림막은 가게 높이만 할 정도로 크다. 근처에서 가게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출입문도 간신히 열릴 정도라고 한다. 가림막에는 '이곳은 사유지이니 통행을 금지한다. 곧 건물을 짓겠다'라는 말도 쓰여 있다.
'모루과자점'은 지난 24일 이런 정황을 담은 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이어 "주변에 많이 알려달라"라는 간절한 말도 덧붙였다.
모루과자점에 따르면 가림막이 설치된 땅은 해리단길 주민들이 몇십 년간 인도로 알고 지나가던 길이다. 공무원들도 이 땅이 사유지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모루과자점은 "며칠 전 갑자기 이 땅에 대해 권리행사를 하겠다며 내용증명이 왔다. 이후 23일 예고도 없이 찾아와 땅에 구멍을 내고, 철근을 박고, 펜스를 치더라"라고 전했다.
모루과자점은 "땅 주인은 이 작은 땅에 2층짜리 건물을 짓겠단다. 주민들이 사는 우일맨션 통로가 막혀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라고 답답해했다.
모루과자점은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싶은 거라면 굳이 가게를 다 가리지 않아도 될 텐데"라며 "차분하게 항의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고소해'였다"라고 말했다.
모루과자점은 "3년 전 아무것도 없는 이 거리에서 의지를 갖고 장사를 시작했다"라며 "개성 있는 가게들이 하나둘 들어오며 '해리단길'이라는 이름도 생겼다. 많은 상인의 꿈과 찾아주시는 분들로 하나의 문화가 됐는데 이제 이 거리는 흉흉해졌다"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