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아들에게 제 딸이 성폭행 당했습니다”

2019-11-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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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속에 사는 어미를 불쌍히 여겨 제발 읽어주세요”
지난 29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장문의 호소

6살 딸이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가해 아동은 국가대표 운동선수의 아들이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지난 29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 "하루하루 지옥 속에 사는 어미를 불쌍히 여기시어 제발 읽어주세요"라며 장문의 호소를 올렸다. (원문)

어머니에 따르면 딸은 14년생 6살(만 5세)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

어머니는 지난 11월 4일, 아파트 자전거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딸을 발견했다. 무슨 일인지 물었는데 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아니야 아니야"만 반복하다 갑자기 품에 안겨 엉엉 울기 시작했다. 같은 반 남자아이가 바지를 벗겨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서도 같은 일을 당해왔다고 말했다.

딸의 부모는 이를 즉시 어린이집에 알렸고 원장, 교사 두 명, CCTV 관리자와 함께 CCTV를 확인했다. 딸이 진술했던 장소와 상황 등 모든 '정황'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정황'이라 함은 성폭행이 CCTV 사각지대에서 이뤄져 아이들 정수리만 찍혔기 때문이다.

당시 어린이집에는 교사도 있었지만 가해 아동은 교사가 보지 못하도록 다른 남자아이 3명에게 이를 가리도록 했다. 딸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교사가 가까이 오면 재빨리 딸이 바지를 올리게 했고 "선생님한테 말하지 마, 엄마한테 말하지 마", "어린이집 마치고 또 똥침 할 거니깐 놀이터에서 기다려"라고 말했다.

부모는 기록이 남아있는 10월 이후 모든 CCTV를 돌려봤다. 다른 날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딸은 전부터 이런 일이 있었고 가해 아동이 질에 손가락을 넣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딸은 가해 아동이 무서워서 피해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에 처음 입소했을 때 가해 아동에게 뺨을 맞고 바지에 오줌을 지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딸을 산부인과에 데려갔다. 딸의 질에서는 녹갈색의 분비물이 나왔다. 성적 학대와 외음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해 아동은 11월 6일 어린이집을 퇴소했다. 성폭력 상황을 가려주던 다른 남자아이들은 여전히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딸은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했고 며칠 되지 않아 피가 나도록 손톱을 물어뜯었다. 결국 부모는 딸을 더 이상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

요즘 딸은 잠을 자면서 "하지 마, 안돼, 싫어, 안 해"라고 잠꼬대를 한다. 2,3일에 한 번씩은 "엄마 나, ○○가 똥침했을 때 손톱 때문에 아팠어", "○○ 회초리로 때려줘', "내 엉덩이 본 애들 때려줘"라고 말한다. 가해 아동이 사는 아파트를 지나갈 때면 "○○ 만나면 어떡하지? 도망가야겠다"라며 무서워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딸의 성폭력 피해만큼이나 부모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가해 아동 부모의 반응이다. 가해 아동의 아버지는 국가대표 운동선수로 언론에도 여러 번 얼굴을 보인 사람이다.

처음 피해 사실이 드러났을 때, 가해 아동 부모는 어린이집 퇴소, 향후 같은 초등학교에 배정되지 않도록 다른 학군 이사, 피해 아동 신체 및 심리 치료 보상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말을 바꿨다.

CCTV에 가해 행위가 찍히지 않았다며 아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사도 가지 않겠다고 번복했고 현재는 피해자 부모 문자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딸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가해 아동이 6살이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고 고소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사소송을 할 수는 있지만 2~3년이 걸리고 그동안 딸이 피해 상황을 반복 진술하면서 힘들 거라고 말했다.

딸의 어머니는 네이트판에 이러한 피해 사실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딸만큼이나 어머니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을 제 딸이 당했습니다.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저 스스로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습니다. 죽어서라도 이 억울함을 풀고 처벌받게 만들고 싶습니다만 현실은 피해자만 고통받고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사는 게 이 나라 현실입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 이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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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자료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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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