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는 중국의 비밀'... 왜 하필 지금?
2012-07-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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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출처:소후닷컴)〕 미-영 매체들 "중국 경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출처:소후닷컴)〕
미-영 매체들 "중국 경기하강, 이 때를 기다렸다"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 일가의 재산은 수 천억원대"
이 같은 사실은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폭로하기 이전에도 그리 특별한 비밀이 아니었다. 다만 중국 뉴스를 다루는 외신기자들 사이에선 이를 건드리지 않는 것을 하나의 불문율로 여겨온 것뿐이었다.
후진타오 주석 아들인 후하이펑의 칭화홀딩스, 원자바오 총리 부인인 장페이리의 보석사업 등등.
블룸버그에 이어 영국 FT(파이낸셜타임스)가 아예 '중난하이'(中南海,중국 권력 심장부)의 전 수뇌부를 겨냥해 다시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중국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미 알고 있거나, 손만 뻗으면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밀 아닌 비밀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도 아닌, 공공연한 비밀이 지금 이 시점에서 미국과 영국 매체들에 의해 연속 폭로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지금'이라는 시점에 그 비밀이 있다.
최근 중국경제가 갑자기 찾아든 침체국면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의 최신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고,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7.6%로 2009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예상됐던 바다. 중국 지도부가 그토록 고수하려던 한계선인 이른바 '바오빠'(保八, 8% 지키기)가 무너진 것이다. 이 붕괴가 과연 그리 중대한 문제일까?
그렇다. 중국 수뇌부는 경제성장률의 정책목표에서 8%를 최악의 마지노-라인으로 보아 왔다. 이것이 무너질 경우 중국 인민들이 받게 될 디플레이션의 고통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우리로선 상상하기 어려우나, 고 성장 개도국인 중국으로서는 매우 절실한 수치가 '8'이었다.
사실 이 8은 실제 8에 못 미친다는 통계적 허구를 감안한다면 이번 7.6%는 우려할 만한 수치다.
그렇다면 미,영 언론들은 왜 이토록 '8'이 무너지길 기다렸다가, 그 목전에서 약속한 듯 '시진핑'에 이어 '중난하이'에 포문을 연 걸까?
바로 중국 인민들, 특히 중산층의 경제적 고통이 무거워질 시점에 '권력층과 피지배층', 그리고 '빈과 부'를 극명하게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준비되고 있었던 거다.
중국인들이 재화의 상징이자, 경제의 탯줄처럼 여겨 온 '빠(8)'를 잃은 상실감에 깊이 빠졌을 때 서구 매체들은 그 같은 '명암 대비'로 민심을 자극하려 한 것이다.
아무리 정치체제와 사회구조가 불합리하고, 또 인권이 열악하더라도 과거의 가난과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공산당이 좋아요'라 여기며 중화제일주의를 외쳐온 중국이다.
어제의 고 성장은 과거가 되고, 중국경제의 앞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높은 물가와 도시화의 병폐에 신음하는 중국의 인재시장에는 실업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우측 자료사진>
이제 중국 인민들도 점점 커지는 경제적 압박이 주는 통증을 감수하기가 버거워질 것이다. 가장 힘겨워할 계층은 이미 커진 씀씀이와 깨어난 비판의식을 함께 가진 중산 엘리트층이다. 그 점을 서방세계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경착륙과 디플레이션, 이 두 가지 경제 난제 앞에 선 중국. 그리고 그런 위기의 중국에 맞서 남태평양과 동중국해에서는 군사적 안정을 뒤흔들고, 펜끝으로는 폭로의 기치를 높여가는 서방세계의 공세가 대륙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과 우려가 교차하는 요즘이다.